가끔은 도망치는 것도 좋아

by 윤조

최근에 책에서 읽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지만, 역경은 상황마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작정 맞서 싸우기만 한다고 능사는 아닌 것이다. 어느 때는 도망치는 게 나을 수도, 돌아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남들이 하라는 대로가 아닌 나에게 맞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나는 예민하고 감정 기복이 심한 성격으로 슬럼프가 오는 주기도 굉장히 짧다. 애초에 나의 모든 면에서 만족한 적이 없지만, 그 와중에도 더, 더 최악이라는 생각이 정말 자주 든다.


슬럼프는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나는 아직 이기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진다. 엉엉 울고 욕을 하고 폭식과 절식을 반복하고 하루 종일, 몇 날 며칠을 아무것도 안 하고, 미적지근한 바다 한가운데 푸욱 가라앉은 기분을 온몸으로 느낀다. 그렇게 불면의 밤을 보내며 며칠을 몰아 자면 신기하게도 다시 의욕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때 좋아하는 책(주로 다자이 오사무와 마스다 미리)과 영화(주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이터널 선샤인)를 몰아 보고, 음악(주로 어쿠스틱 카페와 시티팝)도 몰아 듣고, 맛있는 음식도 잔뜩 먹고 나면 의욕이 하늘을 치솟는다. 그럼 그때부터는 안 자고 안 먹어도 기운이 넘쳐 미친 듯이 쓰고 그린다. 요리도 하고 운동도 한다.


다 잊고 싶을 땐 일단 샤워를 하자. 머릿속이 정리가 안 되면 방 정리라도 하자. 가끔은 뇌를 속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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