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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조 Aug 20. 2022

가끔은 도망치는 것도 좋아

최근에 책에서 읽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지만, 역경은 상황마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작정 맞서 싸우기만 한다고 능사는 아닌 것이다. 어느 때는 도망치는  나을 수도, 돌아가는  나을 수도 있다. 남들이 하라는 대로가 아닌 나에게 맞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나는 예민하고 감정 기복이 심한 성격으로 슬럼프가 오는 주기도 굉장히 짧다. 애초에 나의 모든 면에서 만족한 적이 없지만, 그 와중에도 더, 더 최악이라는 생각이 정말 자주 든다.


슬럼프는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나는 아직 이기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진다. 엉엉 울고 욕을 하고 폭식과 절식을 반복하고 하루 종일, 몇 날 며칠을 아무것도 안 하고, 미적지근한 바다 한가운데 푸욱 가라앉은 기분을 온몸으로 느낀다. 그렇게 불면의 밤을 보내며 며칠을 몰아 자면 신기하게도 다시 의욕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때 좋아하는 책(주로 다자이 오사무와 마스다 미리)과 영화(주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이터널 선샤인)를 몰아 보고, 음악(주로 어쿠스틱 카페와 시티팝)도 몰아 듣고, 맛있는 음식도 잔뜩 먹고 나면 의욕이 하늘을 치솟는다. 그럼 그때부터는 안 자고 안 먹어도 기운이 넘쳐 미친 듯이 쓰고 그린다. 요리도 하고 운동도 한다.


다 잊고 싶을 땐 일단 샤워를 하자. 머릿속이 정리가 안 되면 방 정리라도 하자. 가끔은 뇌를 속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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