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같은 나를 잘 돌보는 다섯 가지 방법

by 두움큼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늦은 밤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하루 종일 종종거리며 바쁘게 살았다.


회사에서는 내가 계획한 ‘오늘의 업무 리스트’를 다 처리하느라 동료들과 스몰토크할 새도 없이 지나갔고, 집에서는 엄마와 삼촌의 식사를 챙기고 집안일도 하느라 영 여유가 없었다.

내가 멍 때리며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바로 씻는 시간이라 평소보다 긴 시간 씻고 나와 머리도 말리고 잘 준비를 하니 벌써 열 시 반. 맥주 한 캔에 금세 노곤함이 밀려온다.


제주에서는 그저 내 몸 하나만 건사하면 됐는데... 엄마를 모시고 살겠다고 영월로 와서 일 년 하고도 반이 지나니


휴우- 안 되겠다. 나도 숨 좀 돌리고 살자!


가만히 생각하니 내가 숨을 쉬고 있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루하루에 쫓기고, 가족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그리고 어느새 마흔이라는 나이에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고 있었다.


호흡을 다시 한번 가다듬고,

마흔이라고 뭐 별 거 있나! 가족들 모시고 산다고 뭐 별 거 있나!

토끼 같은 나를 더 잘 먹이고, 더 잘 돌보면 되는 거지!

나를 잘 돌보는 나만의 방법! 다음 다섯 가지를 지키기로 다짐해 본다.


1. 내가 나에게 예쁘고 좋은 말해주기

다른 사람들에겐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그래도 힘내!'라고 말만 잘해주면서 정작 나에게는 해주지 못했다. 어쩔 땐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상대에게 못 들을 때면 서운하기까지 했다.

이제 그 말들을 내가 나에게 해주자!

"애썼다고, 잘했다고,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너는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잠시 눈을 감고 호흡할 때나 잠에 들기 전에

내가 나 자신에게 속삭여주는 이 말들이 스스로를 토닥이는 제일 쉬운 방법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2. 하루에 한 번 셀카! 그것도 어렵다면 거울샷이라도 남기기

사진첩을 보다 보니 일 년 동안 찍은 셀카가 단 한 장도 없었다. 단체사진이나 누군가 찍어 준 사진정도는 있었지만. 적잖이 충격이었다. 나를 남기고 싶은 순간이 그렇게도 없었던 것인가? 예전에는 셀카도 곧 잘 찍었는데 말이다. 이제는 의식하지 않으면 셀카를 찍지 않는구나를 인지한 순간, 하루 한 번 셀카를 찍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나의 소중하고 귀한 하루 그리고 내 모습을 기록해야겠다고.

셀카를 찍는 게 어렵다면 거울샷이라도 찍기로 해본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소중한 추억이 되어 줄 거라 믿는다.

나의 인생에서 오늘은 다시 오지 않을 제일 젊은 날이니까!

제일 젊은 날의 기록! 하다못해 화장실에서 거울샷이라도(최근 저의 사진을 한번 올려 봅니다.)


3. 좋아하는 음식을 먹이고, 잠 잘 재우기

나의 소확행은 ‘주말 아점으로 좋아하는 샐러드를 근사하게 차려먹기’와 ‘잠에 들 채비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 혼자만의 시간 보내기’이다.

예전에 자연식물식을 몇 개 월해본적이 있었는데 먹고 싶은 걸 참으니까 결국에는 입이 터져서 자극적인 것만 더 찾았다. 음식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적당하게 먹는 것이 여러므로 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숙면! 모든 불빛을 차단하고, 몸을 이완해서 푸욱- 자려고 노력한다. 하루여도 잠을 설친 다음 날은 얼굴이 늙어있더라.

나를 잘 재우자! 토닥토닥 아기 재우듯이. 나를 잘 재우려는 마음만 가져도 어제보다 잘 잘 수 있었다.

푹 자고 일어나 나를 대접하듯 손수차린 음식을 먹는 하루가 힐링이고 행복이었다.

아점으로 조금은 풍성한 샐러드먹기! 나의 휴일 행복모먼트(좌 식탁, 우 앉은뱅이 식탁에서)


4. 내 기분, 내 마음, 내 상처를 돌보는 방법 찾기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집중해서 책을 읽으면 세상의 잡음도, 마음의 근심도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내 안의 고요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나는 책을 읽는 것이 내 기분과 내 마음을 돌보는 방법이었다.

그런데 나에게 또 하나의 세계가 열렸다. 이제 막 시작한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면서 내적도파민이 폭발하고 있다. 브런치를 해야겠다고 생각만 해오다가 한 달 전 어느 순간, 지.금. 해야지! 딱하고 결심이 섰다.

내가 올해 가장 잘한 일은 바로 브런치를 시작한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글을 쓰는 것은 글을 읽기 이상으로 나에게 큰 선물을 주었다. 솔직하게 나의 상처를 꺼내 보일 수 있었고, 그러면서 내가 내 마음을 정리하고 보듬어 줄 수 있었다. 글을 쓰면서 내가 조금씩 치유되고 있구나 느껴지니 나를 더 잘 돌볼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하다.


5. 작은 것에도 감사한 마음 갖고 표현하기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라고 생각하면 모든 것이 감사하다. 나는 내가 살아있는 것도,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것도 모두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감사의 대상이 누구라도 상관없이 감사하면 내 삶과 마음에 풍요가 온다.

내 장점이라면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또 그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 얼마 전 유관기관 (여자)팀장님이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셨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로 식당 예약을 해주시고, 잘 먹는다며 음식도 네 가지나 시켜주셨다. 팀장님의 마음 쓰심과 정성이 너무 감사했다. 다음 약속을 잡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 같아 이틀 후 시원하게 마셔달라는 내용의 기프티콘으로나마 나의 마음을 전달했다. 내게 써준 그 마음이 당연하지 않고 노력을 해주신 것이니까 진심으로 감사했다. 살다 보니 타인을 향한 배려는 소중하고, 그 배려를 받는 것도 귀하다는 것을 알아서 다행이다.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말고 감사하고, 감사를 전하면 나의 행복도가 더 올라간다.




지금, 여기에 내가 살아가고 있고, 호흡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말려있는 어깨를 쭈욱 피면서 미소 지어본다.

'토끼 같은 나 자신아, 오늘도 힘내!' 속삭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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