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십 년도 지난 이야기지만,
그날 들었던 말은 여전히 가끔 떠오른다.
"너희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신 걸 보면서
나도 부모님께 잘해야겠다고 깨달았어."
상실 앞에 서 있던 나에게
그 말은 위로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다짐이 되는 동안,
나는 아빠를 잃은 딸로 서 있었으니까.
그 이후로 타인의 아픔을 다루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는 잠시 숨을 고르게 된다.
"그 사고가 우리를 피해 가서 다행이야."
"우리가 저런 일을 당했으면 어쩔 뻔했어."
사건사고를 통해 경각심을 갖게 되기도 하고,
자신과 가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다만 누군가의 고통이
나의 안심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이야기일지라도,
나의 일처럼 아파할 수는 없더라도,
은연중에라도 안도를 말하기 전에
잠시 그들의 안위를 빌 수 있기를.
그날의 나처럼
누군가가 혼자 서 있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