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신발을 올려 두던 사람

by 두움큼

계단 밑에 벗어 두었던 신발이

출근하려 내려오면

계단 위에 올려져 있었다.


내 신발 한 켤레만.


얼마 전, 놀러 온 가족들의 신발을 정리하다가

아기 조카의 신발을 계단 위에 올려 두었다.


조카 신발만 봐도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따로 올려놓다가

그 순간 목이 메어 오는 걸 간신히 참았다.


매일 내 신발을 계단 위에 올려 두었던 건

엄마의 사랑이었구나.


이미 가지런히 벗어 놓았어도

딸의 신발이 눈에 들어와

괜히 한 번 더 손을 뻗었을 그 마음.


살포시 계단 위에 올려놓았을

그 사랑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이제는

내 신발을 올려 줄 엄마가 없고 나서야

조카의 신발이 눈에 들어왔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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