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아이들과 함께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느린 아이들과 함께 하다

by 예슬하다

말이 느린 아이들과의 하루는, 늘 작고 큰 질문을 던진다.


왜 말하지 않을까?
어디가 어려운 걸까?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처음부터 그런 질문들을 품고 있었던 건 아니다.

나는 그저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했고, 아이들과 뛰어노는 시간이 즐거워 유아체육을 시작했다.


처음 근무했던 유아체육센터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를 만났다.
다른 아이들과는 눈 마주치는 방식도, 반응도 전혀 달랐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와 연결될 수 있을까?’


그 질문이 처음 내 마음에 생긴 순간이었다.








그 후, 한 놀이학교에서 담임교사로 일하게 됐다.
말이 느리거나 또래와 어울리기 어려운 아이, 수업 도중 자주 자리를 이탈하는 아이.
그 아이들과 매일 부딪히며, 관찰하고, 고민하고, 또 실수하면서
내 방식이 아닌 ‘아이의 방식’으로 다가가는 법을 배워갔다.


그때부터 알게 됐다.

모든 아이에게는 그 아이만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걸.




인천 지역 체육회에서 일하며 어린이집, 유치원, 장애아동센터 등 다양한 기관을 다녔다.

환경도, 아이들도, 상황도 모두 달랐다.
그곳에서 나는 ‘단순한 체육 수업’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에 들어가는 수업’을 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아이의 감각, 정서, 상호작용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나는 ABA라는 것을 만나게 됐다.


이제야 말할 수 있다.
그동안 내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 있던 질문들에 가장 또렷하게 답해주는 도구였다고.



지금 나는 인천에 위치한 발달교실에서 아이들과 하루하루를 함께 보낸다.


때로는 넘어지고, 멈추기도 하지만,
아이가 걸어가는 그 한 걸음을 옆에서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이 길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나는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 걸을 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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