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나라의 이웃이 되기 위해

상어가 된 선생님

by 예슬하다

하나, 두리, 세리… 아이들이 상상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다 보면,

문득 나도 그 세계의 일부가 되고 싶어진다.

거기엔 규칙도 있고, 법도 있고, 친구도 있는 아주 특별한 나라니까.



그런데 그 나라에 불쑥 들어가 피규어를 뺏거나, 갑자기 수업이라는 현실로 불러낸다면?

그건 아이들 입장에선 '침입자'일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늘 고민했다.



이 아이의 상상 속에 들어가려면, 나는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야 할까?



어떻게 해야 아이가 먼저 손을 내밀까?


그래서 나는 먼저 기다렸다.
아이가 무얼 하고 있는지, 무엇에 빠져 있는지 찬찬히 바라봤다.
그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당장 수업을 시작하자며 아이의 손을 잡아끄는 게 아니라 아이의 놀이를 방해하지 않고, 옆에 조용히 머무는 것이었다.



가끔은 상어 피규어 하나를 손에 쥐고, 아이가 하는 대로 따라했다.
같이 헤엄치고, 같이 물속으로 숨기도 하며.
그렇게 옆에서 놀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가 나를 바라봤다.
그 눈빛 하나면 충분했다.
“아, 지금은 조금 더 가까워졌구나.”



그렇게 작은 연결이 생기면,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아이가 보여준 그 행동 뒤에는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그런 행동이 나왔는지를 관찰하고 기록한다.


그리고 아이가 원하는 결과가 무엇이었는지 찾아보려 한다.



그게 바로, 내가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꺼내 드는 도구 — 강화제다.


아이의 작은 시도에, 그 아이만의 기쁨을 조용히 연결해주는 것.


칭찬일 수도 있고, 내가 함께 웃어준 그 순간일 수도 있다. 어떤 아이는 좋아하는 물건을 1분간 더 가지고 노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아이가 원하는 걸 알아내고, 아이가 한 걸음 내딛었을 때,‘지금 이 방향이 좋아’ 하고 조용히 알려주는 신호처럼 건네준다.


그게 내가 이 일을 계속하게 되는 이유다.








그렇게 옆에서 놀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가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 아이는 나에게 ‘상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상어야~”하고 부르며 자기 세계 속으로 나를 불러줬다.



엄마는 꽃게, 고모는 오징어.



그 아이만의 바다나라에 나도 드디어 ‘등장인물’이 된 것이다.


그 순간만큼은, 나는 아이의 세계에 초대받은 사람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뻤다.




아이의 작은 손 안에서 살아 움직이던 바다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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