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주로 주말 낮에 라이딩을 한다. 평일에는 야간에 타야 하는데 해가 지면 너무 추워서다. 하지만 낮이라도 오늘처럼 체감온도가 영하권일 때는 나가기 싫다. 다행히 그 유혹을 이겨냈다.
지난 주말은 미세먼지가 심했다. 라이딩을 다녀와서 다음 날까지 코와 눈이 따가웠다. 목젖이 부어서 물을 자주 마셔야 했다. 격렬한 외부 활동을 피하라는 나라님의 말씀이 새삼 떠올랐다.
오늘은 하늘도 푸르고 강물도 파랬다. 들판도 얼굴을 바꿨다. 어떤 논에는 이름 모를 연두색 새순이 풍성했다. 어떤 논은 농부가 땅 뒤집기를 해놔 곰보 얼굴처럼 보였다.
강심에 드러난 바위 주위에선 입이 삐죽 튀어나온 오리 무리들이 빈둥거렸다. 어떤 녀석은 돌 위에 서서 볕을 즐긴다. 다른 녀석은 강물에 발만 담근 채 반복적으로 물속에 부리를 넣고 뺀다. 일부는 피곤했는지 고개를 뒤로 돌리고서 옹기종기 잠을 잔다.
자연은 추위에 웅크린 도시와 달랐다. 산천초목은 벌써 봄맞이를 시작한 듯 보였다. 겨울은 얼어붙는 계절이 아니라 깨어나는 시간임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