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이유야 다르겠지만 나라면 한 사람이 스스로 소비되길 바라는 이미지를 위해 얼마나 연기할 줄 아는지, 한 집단에서 가장 아름답거나 멋진 사람이길 바라는 욕심을 포기할 수 없어 얼만큼 남을 미워하는지, 하나를 쟁취하기 위해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거부하려고 얼마나 악착같이 구는지, 그런 말들을 목적에 뒀었다. 이젠 그럴 필요가 없고, 것도 다 팔자라고, 그런 사람들 역시 그런 지점을 후회하면 다행이고, 죽을 때까지 모르면 어쩔 수 없다는 쪽으로 왕왕 접어들었다. 지난 한 해의 수확 가운데 가장 큰 거였다. 다행이었다.
올해에 들어 사람들을 위로하는 데 관심이 생겼다. 원래도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다 숨어들었고, 위로받는 게 편하다는 걸 아주 잘 아는 사람들이 위로받지 않아도 될 지점까지 위로 받아야 할 것처럼 꾸며놓는 세상이 됐다는 걸 알고 이 자들이 웬만큼 숨어들 때까지 그 고귀한 카드는 안 꺼내려고 했다. 이자들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많이 망한다. 이미 많이 망했는데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판독한다. 이자들은 위로받아야 할 것처럼 판을 짜는 게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걸 알고, 날이 갈수록 광대가 되어 망신을 재촉한다. 당신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분명히 있다. 분위기를 주름 잡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게 다 껍데기뿐인 게 티가 나는 사람들, 언젠가부터 축축하고 가련한 분위기를 풍기며 말실수를 남발하거나,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불안하게 구는 사람들 말이다.
이 긴 시간을 견뎌온 여러분께 감사를 표한다. 이 작자들이 양반 행세하는 광대라는 사실을 대중이 몰라 우리는 얼마나 가슴이 아팠던가. 날이 갈수록 그자들이 연기한다는 사실을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는 사실, 당신은 그만 아파도 된다는 사실을 전한다. 당신은 너무 긴 시간 애썼다. 강한 척하느라, 실은 누구보다 위로받아야 하지만, 불쌍한 척하며 이미지를 팔고, 타자를 있는 힘껏 조롱하는 광대들 사이에서 휘둘리지 않느라 고생한 사람이다. 당신은 올해 좀 쉬어도 된다. 나 자신이 지금껏 수고한 사실이 자명하고,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느껴지거든 그것인 당신이 무능력해진 게 아니라 잠시 쉬어갈 때임을 알리는 신호다. 거짓되지만 거짓됨을 모르는 사람들, 나를 불편하게 한다는 이유로 타인을 몰락시키던 사람들, 스스로 괜찮다고 믿으며 남을 깎아내리던 사람들은 두고 두고 알아서 사라질 것이다. 당신은 이제 그만 빠져나와도 된다.
올해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보내고 싶다. 길고 외로운 싸움을 하느라 수고 많았다고, 어쩌면 당신도 이 길고 긴 싸움을 통해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는 사실을 깨우쳤을지 모르겠다고, 그렇지만 당신의 도움을 모르는 사람들, 얼마든 강해질 수 있으면서 편한 쪽만 택한 사람들, 가난한 가면으로 위로와 관심을 구하고 당신을 외면한 사람들은 사라지게 두는 게 마땅하다는 사실도 배웠지 않냐고 말이다. 당신은 이 판에 관심을 꺼도 좋다. 다 떠내려가는 난파선에 끝까지 관심을 두는 건 당신 역시 바보거나 비슷한 사람이라는 말밖에는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