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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조각글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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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 Aug 23. 2023

자기소개

Introducing Me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유라. 즐거울 유(愉)에 비단 라(羅)를 씁니다. 항상 모든 일에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비단처럼 곱고 귀한 존재라는 의미를 담아 엄마가 지어주셨어요. 라(羅)라는 한자를 찾아보면 일을 계획하여 시작하거나 펼쳐 놓다의 뜻, 벌이다가 제일 먼저 나옵니다.

사람은 이름대로 산다고, 저는 엄마의 의도와는 다르게 정말 이름대로 즐겁게 일을 벌이면서 사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점집이나 타로집에 자주 가는 건 아니지만, 갈 때마다


넌 정말 일을 많이 해. 네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하나에 맞춰서  할 필요가 있겠어.


라는 말을 종종 듣곤 했습니다. 그러나 타고난 본성을 지우는 건 쉽지가 않아요. 지금도 머릿속에서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아요. 그리고 있는 그림을 굿즈로 내서 샵에 입점해서 팔고 싶고, 고정 수입도 만들고 싶고, 쓴 글을 엮어다가 책도 내고 싶어요. 그래서 그린 그림들을 모아다가 스캔을 하고 보정을 하고 연이 닿는 곳에 연락을 해서 시간을 내 짬짬이 일을 하고 있고, 여기저기 흩어둔 글을 모아서 수정하고 더하고 엮으면서 다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조만간 결과를 내긴 할 텐데, 항상 조만간이라고 하지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일을 벌이는 것은 기쁘게 하지만 마무리는 쉽지 않습니다. 아무튼 항상 뭐라도 하고는 있지만 정상에 언제 도착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할까요? 경주는 시작했지만 풀숲에서 잠도 자보고, 피크닉도 즐겨보고, 당근도 심어보고, 그림도 그리는 이솝우화 속 토끼의 삶이랄까요. 물론 그 토끼는 정말 잠만 잤지만요.


일본어로 유라유라(ゆらゆら)는 흔들흔들, 하늘하늘, 한들한들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 또한 이거 할까? 저거 할까? 하면서 흔들리는 제 삶 같네요. 줏대 없이 이렇게 흔들렸다가 저렇게 흔들렸다가 하지만, 누군가 뽑으래야 뽑히지는 않는 삶일 거예요.


누군가는 이런 삶을 한심하다 하겠지만, 또 누군가는 이런 삶도 존중하지 않겠어요?

나는 그런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멋지게 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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