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실패일뿐 사랑의 실패는 아니다.
오늘은 이혼한지 1주년 되는날
작년 이맘때 나는 내 인생중 가장 중요한 결정중에 하나를 마무리 짓고 새로운 인생으로 문을 열고 나섰었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조금은 달라졌고 또 많은 부분 그대로이다.
그때의 나는 "결혼생활의 실패자"라는 낙인을 스스로에게 찍은채로 조금은 두렵고 많이 겁이나는 세상으로 나섰었다.
여자 혼자 몸으로 아이를 바르게 기를수 있을까?
경제적 어려움을 잘 이겨낼수 있을까?
세상의 편견으로 부터 난 내 결정에 후회없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을까?
행복한 다른 부부들의 모습과 사랑받고 있는 이들을 보며 나 스스로를 비관하진 않을까?
일어날 확률이 30%도 되지 않는 또는 일어났다 해도 분명히 이겨낼 방법이 존재할 고민들로 하루하루를 보냈던것 같다.
지금 가장 확실한 사실은 내가 이혼을 했고
나에겐 책임져야 할 아들이 있다는 사실뿐이다.
이혼후 1년이 지났다
별로 달라진건 없다.
아들과 여전히 행복하게 잘 살고 있고 경제적인건 여유있을땐 더 맛있는걸 먹고 없을땐 조금 줄이면서 그리 적응할수 있게 되었다
외로움?
그건... 어차피 결혼생활중에서 느꼈던 감정이라 이혼때문에 생겼다고 말하긴 어려울것 같다.
걱정했던 일중에 많은 부분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고
경제적 부족함은 내가 일을 한두개 더 하면 될일이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은 좀더 자주 대화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주고 있고 다행히 아들도 잘 소통되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잘 지내오고 있는것 같다.
아직 나의 이혼을 모두에게 자신있게 말할수 있을만큼의 자신감은 없지만 적어도 이혼을 알고 있는 지인들에게는 내 결정에 한줌의 후회도 없노라고 말할수는 있다.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까지 이혼을 커밍아웃하고 싶진 않다.
내 이혼이 나의 힘든 결정이었음을 알만한 이들이 아니라면 굳이 오픈하고 싶지 않았다.
전 남편의 안부를 묻는 이들에겐 부정도 긍정도 아닌 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전히 안부를 묻고 있고 그가 어찌 살고 있는걸 알고 있으니 그런 안부를 전해주는것으로 이혼의 공론화를 피하고 있다.
언젠가 알게 될지라도 상관없지만 그게 뭐 자랑이라고 내 입으로 떠벌리고 다니고 싶진 않다.
나의 이혼이 실패한 인생의 한부분이라고 느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왜 사랑받지 못하고 살았을까?
나는 왜 이해받고 살지 못했을까?
나는 왜 배려받지 못하고 살았을까?
나는 왜 소중한 사람이 되지 못했을까?
수없이 많은 질문을 했지만 결론은 다 부질없는 질문이었다는 결론이다
그냥 그와 내가 맞지 않았고 나와 그는 사랑하지 않는 사이었으며 부부로 살기엔 서로가 너무 부족한 사람이었구나.
인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내 이혼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결혼생활의 실패지 내 인생의 실패는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난 아직 살아보지 않은 긴 인생이 남아있고 그건 결혼을 했고 하지 않았고와 상관없이 내가 살아가고 내가 만들어 나가면 될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혼해서 불이익을 보면 보는 대로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살기로 했다.
내 결정에 책임을 지기로 했다.
내 이혼은 결혼생활의 실패이지 내 사랑의 실패는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사랑은 한번만 할수 있는건 아닐테니 살다보면 언젠간 지금이 아니어도 먼 훗날 에라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될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긴 인생 앞으로 어찌될지 누가 알겠나?
인연은 어딘가에 있다는데 내 인연 하나쯤 세상 어딘가에서 살고 있겠지?
죽기 전에만 만나면 되니 조급하지 않다.
아직은 사랑보다는 나로써의 길을 찾는일이 더 중요하고 절박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