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면서 피하고 싶은 곳이 몇 군데 있죠
경찰서. 법원. 그리고 병원
친정엄마가 꽤 오래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해 면역억제제를 드시고 계시는 지라 늘 건강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어요
건강한 누군가는 약 한 알 먹고 푹 쉬면 낳을 질병들도 면역억제제 때문에 순식간에 증상의 강도가 심해지곤 해요
그러다 보니 응급실로 오는 일은 다반사죠
오늘 응급실에 온 이유는 엄마의 심한 복통 때문이었어요
엄마는 여러 가지 검사를 받으러 들어가시고 보호자 대기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다른 보호자분의 전화통화가 시작된 지 1시간이 지나도록 끝날 기미가 안 보이네요
전화통화야 개인 자유니 제가 관여 할바는 아니지만 꼭 저렇게 배꼽이 빠지게 웃고 떠들면서 저 아주머니의 시어머니 식습관까지 제가 알아야 하는 건지...
어제 마켓 컬리에서 산 연어가 비싸다는 얘길 들어야 하는 건지
그걸 꼭 저렇게 큰 목소리로 배가 아플 정도로 웃으면서
굳이 모두 심란한 이 공간에서 1시간이 지나도록 해야만 했는지..
공간이 주는 의미라는 게 있잖아요
예의와 배려라는 게 있잖아요
제발 이러지 말아요
여기 계신 분들 모두 놀러 온 거 아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