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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옆집언니 Jun 13. 2019

- 예의라는 것

저기요 나가서 전화하심 안될까요?

사람이 살면서 피하고 싶은  곳이 몇 군데 있죠

경찰서. 법원.  그리고 병원


친정엄마가 꽤 오래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해 면역억제제를 드시고 계시는 지라 늘 건강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어요


 건강한 누군가는 약 한 알 먹고 푹 쉬면 낳을 질병들도 면역억제제 때문에  순식간에  증상의 강도가 심해지곤 해요


그러다 보니 응급실로 오는 일은  다반사죠



오늘 응급실에 온  이유는 엄마의 심한 복통 때문이었어요

엄마는 여러 가지 검사를 받으러 들어가시고  보호자 대기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다른 보호자분의 전화통화가 시작된 지 1시간이 지나도록 끝날 기미가 안 보이네요


전화통화야 개인  자유니 제가 관여 할바는 아니지만 꼭 저렇게 배꼽이 빠지게 웃고 떠들면서 저 아주머니의 시어머니 식습관까지 제가 알아야 하는 건지...


어제 마켓 컬리에서  산 연어가 비싸다는 얘길 들어야 하는 건지


그걸 꼭 저렇게 큰 목소리로 배가 아플 정도로 웃으면서

굳이 모두 심란한 이 공간에서 1시간이 지나도록  해야만 했는지..



공간이 주는 의미라는 게 있잖아요

예의와 배려라는 게  있잖아요

 

제발  이러지 말아요

여기 계신 분들 모두 놀러 온 거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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