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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유리 Apr 04. 2017

패션으로 힐링하려면

우리가 몰랐던 옷 입기 스킬

#1 컬러링=힐링?


1년 전 어느 날 서점에서 낯선 현상을 목격했다.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2위에 올라있는 책이 다름 아닌 컬러링 북이라니.


‘이게 왜?’라고 반문하며 찬찬히 넘겨보았다. 표지를 장식한 문구 중 하나가 나의 의문을 약간은 덜어주었다.


힐링

책을 넘겨보며 컬러링 북의 힐링 포인트가 뭔지 가늠해보았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벗어나 온전히 침묵을 누리게 해주겠네.’ ‘뭔가에 집중하는 경험, 그리고 뭔가를 산출한다는 경험이 힐링의 출발이 될 수는 있겠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컬러링 북의 힐링 포인트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몇 주 후 컬러링 북을 구입했다.


핸드백의 밑그림이 인쇄된 곳을 펴고 심호흡을 해보았다. ‘그래도 어릴 때 1년 넘게 미술학원에 다닌 경험이 있는데’라며 욕심을 내보았다. 단색 가방을 칠할 때에는 데생의 기법을 기억해 내려했고, 노란 색 퀼팅 백을 칠할 때에는 인상파 화가들의 흉내를 내보기도 했다.


한 시간 반가량 흘렀을 무렵, 나는 컬러링 북에 항복해버렸다.


색연필을 제대로 깎지 못한 탓에 너무 힘을 주어 선을 긋다 오렌지색 롱샴 백을 망쳐버렸다. 잘하려고 애쓰다 원하던 결과가 나와 주지 않자 눈의 피로가 급격히 몰려왔고, 컬러링 북의 나머지를 채울 의욕은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다.


컬러링 북은 내가 힐링에 대한 탐구를 시도할 기회를 제공해주긴 했지만, 컬러링이 반드시 힐링으로 귀결되지는 않더라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2 <What not to wear>



상당수의 여성들이 성지로 여기는 곳은 다름 아닌 백화점(또는 쇼핑몰)이다.


‘패션=힐링’이라는 생각이 여성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공유되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겉보기와는 달리 여성들은 패션에서 적잖은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2000년대 중반 즈음 나는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해주는 <What not to wear(우리나라에선 ‘패션 불변의 법칙’이란 제목으로 방송되었다)>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봤었다.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영국의 유명 스타일리스트인 트리니와 수잔나이다.


방송의 내용은 매 회마다 옷을 입는데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 두 명을 선정하여 스타일링을 돕는 것이었다. 출연자들은 옷을 좋아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대부분은 옷 입는다는 자체를 너무 힘겨워했다. 또한 그들 대부분은 내면의 문제를 풀지 못한 채 자신을 방치하고 있었다.


남편이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을까봐 십대 소녀처럼 양 갈래로 머리를 땋고 미니스커트를 입던 30대 여성, 사람들이 무시할까 두려워 과장된 가발을 쓰고 짙은 화장을 하던 40대 아주머니, 자신이 볼품없다고 여긴 나머지 60대 할머니 같이 입고 출근했던 40대 연구원…….


진행자들이 그들을 ‘변신’시키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스스로의 몸을 이해하도록 돕는 작업이었다. 진행자들은 전 방향에서 몸을 볼 수 있게 거울의 방에 출연자를 들여보냈다. 그러면 출연자들은 감히 고개를 들어 자기 몸을 응시하지 못한다. 그러나 진행자들은 출연자들의 몸이 생각보다 끔찍하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허리가 이렇게 잘록한 걸 본인도 알고 있었나요?”

“이렇게 예쁜 가슴을 왜 두꺼운 스웨터 속에 숨기려고만 했나요?”

“이렇게 아름다운 종아리를 갖고 있다니! 부러워요.”


다음 작업은 진행자들이 출연자들의 일상을 하루 정도 체험해 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진행자들은 출연자들이 가정에서 누구와 함께하고, 가정에선 무엇을 하며, 어떤 방법으로 출근하고, 직장에선 누구와 어떤 일을 하는지 알게 된다.  


이 때 트리니와 수잔나는 주변의 가족과 동료들이 출연자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듣는다. 가족과 동료들의 눈에 비친 출연자들은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고 깎아내린 나머지 매우 과장되거나 매우 억제된 양식으로 외모를 표현한다.


그러한 외모 표현 방식을 바라보는 지인과 가족들에게서 공통적으로 표출되는 감정은 안타까움이었다. 출연자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은 사람인데 왜 본인이 그것을 깨우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진행자들이 병행하는 작업이 있다.


옷장 뒤엎기.


출연자들의 끔찍한 옷장에는 맞지 않는 속옷, 이상한 가발, 체형에 어울리지 않는 옷, 지나치게 과장된 옷이 잔뜩 들어 있다. 진행자들은 대부분의 옷을 쓰레기봉투에 담아버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들은 진행자들에게 자기 옷을 왜 함부로 다 버렸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한바탕 폭풍우가 몰아친 후, 본격적인 훈련과 쇼핑이 진행된다. 진행자들은 출연자들의 장점은 부각시키고 단점은 가려주며 라이프스타일에도 딱 맞는 쇼핑 방법을 가르쳐준 후, 출연자들이 스스로 쇼핑하도록 과제를 내준다.


그러면 출연자들은 쇼핑 장소에서 과제 수행에 착수한다. 개인적으론 이때부터가 가장 흥미진진했다. 출연자들은 트리니와 수잔나의 조언을 가볍게 무시한 채, 자신이 좋아하던 스타일의 괴상한 옷을 꼭 쥔 채 계산대로 향한다. ‘이건 꼭 사야해!’라며.


한편 출연자들은 쇼핑 과정에서 그들의 자아가 여전히 억눌려있음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중간 점검을 하러 온 트리니와 수잔나가 권해준,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켜줄 새로운 옷을 받아든 그들은 감히 시도해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새 옷이 자신에게 너무 과하다며 한사코 거절하기도 하고 피팅룸에서 나오지 않고 고집을 부리다가 급기야 화를 낸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피팅룸에 주저앉아 자신이 루저라며 엉엉 울어버린다.


우여곡절 끝에 완벽하게 변신 성공한 그녀들. 눈물을 글썽이며 소감을 얘기한다.


다시는 예전의 스타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특히 난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던 가발을 속 시원히 ‘화형’시키는 출연자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변신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일상으로 돌아간 출연자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담은 셀프 카메라 내용이 소개 된다.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새로운 스타일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한층 성숙하고 건강한 삶을 누리는 덕에 정말 행복해보였다.


내가 많은 변신 프로젝트 방송을 봐왔지만, 10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을 만큼 <What not to wear>만한 프로그램은 없었다. <What not to wear>는 단지 일회성의 변신이 아닌, 진정성 있는 ‘치유’를 출연자들에게 선사했기 때문이다.



#3 패션으로 힐링하려면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예술은 우리를 어떻게 치유하는가』에서는 예술이 치유에 기여하는 지점에 대한 보통의 통찰을 엿볼 수 있다.


나는 이 책으로부터 패션이 치유에 기여하는 지점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가득 차 있었다.


이 책에서 알랭 드 보통은 예술이 7가지 지점에서 우리에게 치유를 제공해준다고 말한다.


첫째, 나쁜 기억을 건강한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돕고,

둘째, 우리에게 세상엔 즐겁고 유쾌한 것이 존재한다는 희망을 일깨워주며,

셋째, 슬픔을 고귀하게 받아들이도록 돕고,

넷째, 우리가 가진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도록 하며,

다섯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여섯째, 나의 한정된 시각과 경험을 확장시켜 내가 성장하도록 하며,

일곱째, 일상의 소박한 아름다움에 눈뜨게 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도 나는 보통의 시각을 패션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음에 당혹스러웠다.


내가 <What not to wear>의 출연자들처럼 오랫동안 옷을 입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음과 컬러링 북에서 힐링을 경험하기도 전에 극심한 피로를 느껴버렸음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왜 그럴까?


그건 알랭 드 보통이 우리를 단지 ‘감상자’로, 그것도 문외한이 아니라 예술 작품을 감상할 역량을 충분히 지닌 ‘감상자’로 상정했기 때문이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예술품을 미술관에 가서 감상하고 말 때가 많다. 우리에겐 컬렉팅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은 예술품 ‘감상자’ 단계에 머무르게 되고, 우리가 ‘감상자’로 작품을 접할 때는 작가가 작품에 투사한 정신세계와 아름다움에만 관심을 가지면 된다.


그러나 우리는 패션을 감상의 대상으로 한정시키지 않는다. 우리는 옷을 보고, 사고, 조합해서 입어내야 한다. 패션 ‘감상자’임과 동시에, 매의 눈으로 작품=옷의 소장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컬렉터’도 되어야 하고, 소장한 작품을 조합하여 새로움을 창조하는 ‘작가’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무엇이 아름다운지, 무엇을 사야할지, 무엇을 어떤 경우에 입어야 할지, 어떻게 입어야 잘 입는 것인지를 판단하는 노동의 과정이 끼어들게 되면, 미처 패션에 대한 역량을 갖지 못한 초보자에게 패션은 힐링이 아니라 노동이 되고 말아버린다.


내가 컬러링 북에서 힐링을 경험하지 못하고, <What not to wear>의 출연자들이 피팅룸에서 엉엉 울어버렸던 이유는 그것이 힐링에 도움이 되기까지 필요한 노동을 감당하기가 벅찼기 때문이었다.



 #4 패션보다 나


패션으로 힐링하려면 물론 패션에 대한 역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패션으로 힐링하려면, ‘나는 누구인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패션이 ‘보다’의 대상이 아니라 ‘입다’의 대상이 된다면, 패션은 내 일부가 된다. 아니, 어쩌면 패션은 나의 정체성에 근원을 두기에 겉으로 표현된 내 전부일지도 모른다.


‘입다’ 이전에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사랑이 선행 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예술품을 감상자로서만 대할 때와 달리, ‘보다’, ‘사다’, ‘입다’의 패션을 대하는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결코 외면할 수 없다.


<What not to wear>에서 트리니와 수잔나는 출연자들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면 경험했을 일련의 단계를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다. 출연자들이 진정한 ‘치유’를 경험한 근본적인 이유는 그 과정에서 출연자들이 ‘진정한 나’를 찾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20대 시절 나는 백화점에서 많은 옷을 샀다. 본능과도 같았던 패션을 마침내 내 돈으로 누리게 되었을 때 나는 ‘보다’의 대상이기만 했던 패션이 ‘입다’의 대상이 되었음을 자축하듯 월급 대부분을 옷에 썼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패션 잡지와 케이블TV를 통해 패션에 대한 역량을 키워가고 있었지만, ‘나는 누구인가’를 자문한 적이 없었고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랐다.


그저 화려한 것, 비싼 것, 패션 아이콘이 걸친 것을 사다 날랐고, 옷을 가지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러나 옷장이 터질 듯해도 나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내가 산 옷들은 ‘진정한 나’와 거리가 멀었다.


패션으로 힐링하기.


내가 이 방법을 터득한 건 30대 후반이었다. 안정된 소득이 있었던 시기도 아니고, 트렌드나 브랜드를 줄줄 꿰던 시기도 아니며, 외모가 꽃을 피우던 시기도 아니다. 내가 패션으로 힐링하기에 눈뜨기 시작한 때는 극심한 우울증을 만나 치료를 받으며 ‘나는 누구인가’를 치열하게 묻던 시기였다.


그 때 알았다. 패션으로 힐링하려면 패션보다 나를 사랑해야 함을.


그 사실을 알고부터 나는 패션으로 힐링하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옷만 사랑했던 여자가 옷을 입은 자신을 사랑하고 ‘진정한 나’로 거듭나기까지 경험했던 순탄치 않은 과정이 담긴 결과물이다.


내가 찾아낸 ‘패션으로 힐링하려면’ 과정은 ‘용감한 성찰자’, ‘냉정한 감상자’, ‘명민한 컬렉터’, ‘창의적 작가’, ‘진정한 나’라는 총 5단계로 구성된다.


‘용감한 성찰자’는 내 컬렉션과 내 스타일링의 컨셉을 잡는 과정이다. 컨셉은 ‘나는 누구인가?’ 질문하고 그것에 답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어린 시절의 상처와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이 과정을 치열하게 겪어낸 마지막 즈음에 나에게 스스로 ‘조용한 말괄량이’라는 별칭을 지어보는 실험을 해 보았다. 내가 정한 별칭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나름의 결론이었다.


‘냉정한 감상자’ 단계는 ‘보다’의 단계이다. 스타일리시함에 숨어있는 어떤 일관성, 즉 스타일리시함의 법칙을 찾아냄과 동시에 자신의 패션 취향을 확인하는 단계이다. 자신의 외모를 빛내주고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해줄 옷에만 투자하는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취향을 훈련하고 자신의 취향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 이 단계에서 진행된다.


나는 이 과정에서 스타일리시함을 입기 위한 네 가지 법칙, '반대의 법칙', '색상 조화의 법칙', '빼기의 법칙과 더하기의 법칙', '여백미의 법칙'을 찾아냈다.


‘명민한 컬렉터’ 단계는 ‘사다’의 단계이다. 앞의 두 단계에서 찾아낸 자신의 별칭, 스타일리시함에 숨어있는 법칙을 적용해서 ‘나만의 룩’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완성해줄 ‘나만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는 조각을 찾기 위한 쇼핑을 하는 것이다.  


'조용한 말괄랼이'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


‘창의적 작가’ 단계는 ‘입다’의 단계이다. 자신의 세계를 반영한 작품을 컬렉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는 매일 ‘오늘 뭐 입지?’라는 질문을 던지며 컬렉션의 작품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작가’이기도 한 것이다.


‘창의적 작가’는 옷으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작품으로 타인과 소통한다. ‘창의적 작가’는 자신을 표현함과 동시에 그것으로 소통하는 법을 동시에 모색하는 단계이다.


 

'조용한 말괄량이' 룩


‘진정한 나’는 자기 스스로가 누구인지 알고, 세련되게 자신의 내면을 표현한 옷을 입고 타인과 건강하게 소통할 줄 알게 된 사람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며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단계이다.


‘진정한 나’ 단계는 나 역시 현재 진행형으로 밟고 있는 과정이다. ‘진정한 나’는 이 글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기에 독자 분 각자의 몫으로 돌리고 싶다.


‘패션으로 힐링하려면’ 거쳐야 하는 훈련과 노동은 결코 녹록치 않다. 내가 ‘힐링’이라는 목적으로 세상에 나와 있는 컬러링 북 색칠하기를 그리도 쉽게 포기했던 것만 돌아보더라도 그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점이다.


시간은 좀 걸린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믿고 충분히 그 기간을 잘 견딘다면, 누구든 옷을 입으며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운동이 처음에는 힘들기만 하지만, 기본기를 어느 정도 갖추고 나면 운동으로 몸과 마음에서 치유를 경험하는 것처럼.


어쩌면 과거의 난 빨리 멋쟁이가 되고 싶다는 조급함 때문에 비싼 것, 화려한 것, 남들이 우러러볼 것 같은 것을 사왔던 게 아닐까.


그러고 보니 컬러링 북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채워나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 장의 가방 몇 개 겨우 칠해놓고 포기하려 하다니. 처음에는 좀 못해도 되는데. 그러다 잘하게 되면 더 기쁠 텐데. 너무 욕심내다보니 쉽게 지쳐버린 것 같다.


어쩌면 한 권의 컬러링 북에 꽤 많은 페이지가 존재하는 이유는 한 면 한 면을 색칠하면서 스킬이 향상되고, 나중에는 힐링을 경험할 만큼 즐길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옷을 입는 것.


여자들은 참 경쟁적으로 잘하려고 욕심낸다. 경쟁을 위한 옷 입기. 나도 해봤지만 사실 남는 게 없다.


그보다는 진정한 힐링에 무게를 두고, 천천히 어제보다 조금 더 매의 눈을 갖게 된 ‘냉정한 감상자’, 어제보다 조금 더 내 옷을 잘 알아보는 ‘명민한 컬렉터’, 어제보다 더 재치 있게 입는 ‘창의적 작가’가 되어보자고 스스로를 타일러 보자.


아무렴 어떤가. 전문가가 아니니까 ‘냉정한 감상자’ 기간 동안 충분히 공부하며 모방한 후 천천히 ‘창의적 작가’가 되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다 보면 ‘진정한 나’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컬러링 북의 힐링 포인트는 점점 나아지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과정에 있는 게 아닐까.


패션으로 힐링하려면, 오늘 뭐 입지?

처음부터 잘 하려고 욕심낼 필요가 없다. 한 장 한 장 천천히 색칠하다보면 중간 이후부터는 더 나은 컬러링 북이 완성되어 있을 테니!







이 글은 제 첫번째 책 <오늘 뭐 입지?>의 서문입니다. 책에선 이 글에서 말하고 있는 각각의 단계를 하나하나 차분히 안내하고 있어요. 제 옷으로 스타일링한 수백장의 사진도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으니 책에서 더 많은 얘기 나누어요!


http://m.yes24.com/goods/detail/43914255






 http://www.simple-ori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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