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3. 아이와 비행 시 필요한 것들

이코노미 탔어요

by yurikim

인천 국제공항에서 존 에프 케네디 국제공항까지는 14시간이 소요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쉽다. 주말에 아침 7시에 기상한 아이를 밤 9시까지 놀아주되, 킥보드, 축구공, 비눗방울 없이 놀아줘야 한다. 엉덩이 딱 붙이고 앉아서...


긴 비행시간이 아이와의 뉴욕 여행을 포기하는 큰 요소로 작용될 것 같다. 하지만 별 수 없었다. 경험해보지 않았으니 얼마나 힘들지 감도 오지 않았고, 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론 힘들지만 할만하고, 여유가 된다면 비즈니스를 추천하고 싶다. 아이 때문이 아니라 이기적인 나 때문이다! 나는 힘들더라. 14시간 이코노미... 100센티에 불과한 아이는 아마도 퍼스트 클래스의 느낌이었을까, 게다가 졸릴 때는 내 좌석까지 양보해 발 뻗고 잤으니까 불편할 게 없었겠다 싶었다.


아이는 기내식도 맛있게 먹고, 티브이도 보고 게임도 하며 비행을 즐겼다!

14시간을 아래와 같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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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 우와! 비행기다! 이륙한다

1시간 : 비행기 내의 어린이 프로 정복

1시간 : 비행기 내의 게임 정복

1시간 : 기내식

1시간 : 플레이도우/원카드

1시간 : 색칠공부/로봇 놀이

2시간 : 낮잠

1시간 : 기내식

1시간 : 비행기 내의 어린이 프로 복습

1시간 : 비행기 내의 게임 복습

1시간 : 다시 플레이도우 / 보드게임

1시간 : 다시 색칠공부/로봇 놀이

1시간 : 진짜 내린다! 착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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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계획표는 상당히 미화되어있으니 주의하길 바란다.


물론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다. 정말 지루하고 몸이 뻐근했고, 그만 놀아주고 싶었고, 낮잠 잘 때는 엉덩이를 모서리에만 걸터앉아 있어야 했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라서가 아니라 그저 14시간이 무척 길고, 이 시간은 내가 홀로 아시아가 아닌 다른 대륙으로의 비행을 할 때면 응당 견뎌야 했던 시간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조금 마음이 편해지려나?




정말 정보를 원해서 이 글에 들어온 사람들을 위한 아이와 비행 시 필요한 것들을 정리해보겠다. 다른 승객들과 함께하는 우아한 비행을 위해 아이를 위해 참아왔던 모든 걸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1. 간식

부피는 작고 개수는 많으며, 섭취 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좋다. 잠시라도 조용히 해주라

나는 하리보를 포함한 젤리를 잔뜩 챙겼다. 하루에 작은 것 한 봉씩은 줘봤지만 이렇게 단시간 내에 많은 젤리를 줘본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느냐, 우린 지금 하늘에 떠있고 애를 안고 도망갈 수도 없는걸- 아이가 접해보지 못한 간식일수록 효과가 크다. (예를 들어 마이쮸)



2. 전자게임

비행기에서 14시간씩 28시간 동안 게임을 시킨다고 아이가 게임중독이 되진 않는다. 아마 질려서 더 이상 게임기는 쳐다보기도 싫다고 할지도 모르지. 우리 아이는 다행히도 비행기 내의 게임을 무척이나 즐겼다. 게임을 접해본 적이 없는 나이라 홀린 듯이 빠져들었고, 우리의 쾌적한 비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3. 보드게임

원카드나 우노 같은 보드게임은 평소 아이와 놀아줄 때도 시간 잘 가는 아이템 중 하나이다. 메모리 게임까지 챙겨서 그 좁디좁은 좌석 테이블을 펴고 열심히 즐겼다. 아무리 재밌는 게임이라도 반복되면 지루하기에 남편과 자리를 바꿔가며 게임 상대자가 되어주었다.

5-6세 추천 좁은 공간용 보드게임은 원카드, 우노, 도블 정도가 있다. 셋다 재밌고 유의사항은 최대한 비위를 맞춰주면서 해야 한다는 것. 승부욕에 눈이 멀어 너무 많이 이겨버리면 아이가 쾌적한 비행에 협조를 안 할 수도 있다. 그러면 진짜 피곤해진다.



4. 영상물

우리 아이의 경우 비행기 내의 콘텐츠로도 커버가 가능했으나, 불가한 경우가 있다. 만약을 대비해 모든 용량을 할애해 영상을 다양하게 준비하자. 비행은 즐거운 거다. 평소 못 보던 재밌는 애니메이션을 질릴 때까지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대한항공 기준 유아용 헤드셋을 제공해주었다.





정말 내 짐 다 빼고 백팩 하나 가득 아이 것만 채웠다. 색칠공부와 색연필, 점토놀이와 변신 장난감도 몇 개 챙겼다. 좌석은 좁고 아이는 금방 질려하니 몇 번이고 백팩을 여닫아야 했지만 그 정도면 우아한 비행이었다.

나는 기내에서 아이가 혼자 노는 사이에 영화를 두 편이나 봤다. 이 정도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






조만간 자유의여신상을 만든 에펠의 또다른 걸작, 에펠탑을 보러 가고싶다. 그리고 이 여행을 함께 계획할 당신을 응원한다.



우리 함께 에펠탑 보러 가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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