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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쉬의 인사이트 May 31. 2021

고기와 면의 창의적 연결.
혼밥하기 좋은 미쉐린 가이드

깨부수면 (사진=정육면체)

'후루룩' 단어만 봐도 면을 흡입하는 경쾌한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국수. 주변에서 부담 없이 가장 쉽게 접할 수는 요리이기도 한 국수는 사실 인류와 역사를 함께한 식재료다. 창의력이 가득했던 한국의 선조들을 만난 국수의 변신도 퍽 재미있다. 작물에 따라 밀로 뽑은 잔치국수, 메밀로 뽑은 냉면과 막국수, 감자와 옥수수, 고구마 전분 등으로 만든 당면, 이외에도 쫄면, 도토리 국수, 밀면 수제비 등 다양한 형태의 국수가 있다.


면들은 따뜻하거나 차가운 육수에 담긴다. 다양한 양념장들을 만나 수천 가지 변주곡을 만들고 있다. 국수의 발전은 아직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최근엔 육수나 양념뿐만 아니라 면까지 가게에서 직접 생산하는 곳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자신의 레시피를 온전히 완성시키기 위함이다. 이런 자가제조면 식당들을 만날 땐 '면'이 익숙한 시중의 그것에 비해서 어떤 부분이 다른지 느끼면서 먹으면 더욱 즐거운 경험일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서울의 미식 풍경을 보여주는 젊은 식당 '정육면체'가 '미쉐린 가성비 맛집'에 새롭게 올랐다. 프랑스 레스토랑 가이드 '미쉐린'은 서울에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식당 60곳을 '빕 구르망(Bib Gourmand) 레스토랑'으로 선정해 2020년판을 발표했다. 한식 위주의 노포(老鋪)부터 내추럴 와인과 외국 음식까지 다양하게 즐기는 서울의 2030세대 감각을 반영한 것이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음식 문화도 변하고 있다. 혼자 식당에 들어간다고 눈치 보는 시대는 지났다. 오늘은 혼밥족의 한 끼를 든든하고 맛있게 책임질만한 서울 맛집 '정육면체(情肉麵體)'를 소개한다. 창천동의 '정육면체'는 각기 다른 곳에서 식당을 했던 30대 청년들이 의기투합해 문을 연곳이다. 신촌을 오가는 20대 대학생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다. 홍콩, 대만 등지의 요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를 한국식으로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중국 참깨와 땅콩 소스에 볶은 돼지고기, 소고기를 비벼 먹는 '깨부수면'이 인기다.


우육면홍탕 (사진=정육면체)

'면덕후'라면 알고 있어야 하는 맛집. '정육면체(情肉麵體)'는 각각 '마음(情)'과 '고기(情)', '국수(麵)', '식당(體)'을 뜻하는 한자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오로지 다양한 면 요리를 선보이고 싶어 친구들끼리 의기투합하여 만든 작은 공간이다. 오픈한지 얼마 안 됐지만 '미쉐린 가이드 2020'에도 실렸고 최근 방송에서도 맛집으로 소개되었다. 전 좌석이 모두 오픈형 주방을 에워싸는 바 형태이기 때문에 혼밥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현재는 동남아식 면 요리와 중식 위주의 메뉴를 제공하고 있지만, 점차 다른 문화권의 면 요리도 선보인다.


별도의 첨가물 없이 엄선한 밀가루와 물, 소량의 전분으로만 면 반죽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숙성과 압축 과정을 거쳐 완성된 쫄깃한 면발은 식사 후에도 편안한 속을 자랑한다. 대표 메뉴는 사골과 소고기를 장시간 고아 만든 육수가 베이스인 우육면과 땅콩과 깨를 갈아 만든 즈마장의 고소한 냄새가 입맛을 돋워주는 깨부수면이 있다. 탱글한 면발을 진득하게 감싸는 즈마장은 중간중간 씹히는 고기가 감칠맛과 식감을 살려준다. 기호에 따라 고수, 라유, 흑초 등을 곁들여 먹어도 좋으며 음식마다 어울리는 소스는 메뉴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면 사리는 1회에 한하여 무료로 리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정육면체 情肉麵體(@tastycube_)
장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창천동 6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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