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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나의 모험여행

by 박유리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다.


방학만 되면 기회를 봐서, 어른들 눈치를 보며 나는 친척집으로 모험을 떠났다.


외갓집은 엄마를 따라 가야 한다.

산을 몇 고개 넘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차를 타고 가려면, 버스를 타고 또 기차를 탄 뒤, 1시간 이상을 걸어야 도착한다.


물론 어릴 적 기억이다.


그곳에 가면 **〈어깨동무〉**가 있었다.

나는 여행도 좋아했지만 책도 좋아해서, 그곳은 나의 세상이 되었다.


사촌 올케언니는 두 분이 계셨는데, “애기씨” 하면서 나를 공주처럼 대우해 주셨다.

조카들은 나보다 나이가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하고, 같이 놀기 좋은 나이였다.

그곳에 가면 사랑방에 **〈어깨동무〉**가 열 권넘게 쌓여 있어서 며칠간 책 속에 푹 빠져 지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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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모가 두 분 계셨다.


큰고모 댁은 버스를 갈아타고 내린 후 20분 정도 걸어야 닿는 곳이었다. 사실 그곳에는 책이 없었다. 그래도 집을 떠나서 나의 자유가 보장되는 곳이었다. 한 번은 고모부님의 등에 매달려 오토바이를 타고 간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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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고모 댁은 버스에서 다시 버스를 갈아탄 후, 1시간 이상 강둑길을 따라 걷다가 징검다리를 건너 한참을 또 걸어야 했다. 그곳에 가면 사촌동생들과 놀기도 했고, 책도 있기는 했지만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딱 한 번 할머니를 따라갔던 할머니 조카댁은 만화방을 했다.

그때는 천국을 만난 것처럼 좋았다.

하지만 오래 머물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선 기억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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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 어린 시절의 그리움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글: 유리 / 그림: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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