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여름날, 마음속에 남은 그분들
대학 2학년 여름,
우리는 지도를 한 장 들고 무작정 완도 바다를 향해 떠났어요.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배낭을 멘 채 활짝 웃던 우리.
아무런 계획도 없었지만, 그날의 햇살은 기대만큼이나 눈부셨지요.
우리는 더디어 전라도 완도에 있는 짝지해안에 이르렀어요.
그 바닷가에서,
한 아저씨가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셨어요.
“학생들이 어쩜 이렇게 멀리까지…
오늘은 우리 집에서 자고 가요.”
그렇게 우린 처음 보는 사람의 집에 앉아 해질녘 바다를 바라보며 뽈래기 구이를 먹었지요.
김치와 밥 한 그릇... 많은 건 아니었지만 그날의 저녁은 마음까지 배부른 식탁이었어요.
아저씨의 아내분은 우리가 낯설지 않은 듯 웃으며 따뜻한 잠자리까지 마련해 주셨어요.
그 다음 날, 돌아오는 길엔 대전역에서 여비가 모자라 고민 끝에 대전에 살고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지요.
“지금… 혹시 너희 집에 하루만 묵어도 될까?”
기꺼이 우리를 맞아준 친구. 따뜻한 밥상과 반가운 얼굴에 긴 여행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어요.
“얼마든지 자고 가! 오랜만이라 반갑다~”
지금은 그 마을 아저씨도, 대전의 그 친구도 연락이 닿지 않지만…
여전히 제 마음 어딘가엔 그분들이 살아 있어요.
연락처도 알 수 없어 소식을 알 수는 없지만,
그 따뜻한 마음은 잊을 수 없는 한 장의 추억이 되었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글: 유리 / 그림: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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