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의 기원

빛 한 끼

by 수요일

등의 기원


노력하였다. 등은 스스로 낼 가장 큰 빛을 여러번 번쩍였다. 그리고 빨간 빛으로 움츠리다가 꺼졌다

그것은 순식간이었다. 다른 등들처럼 면면히 수십 년의 밤을 새다가 어느 끝에서 보여준 장렬한 최후

가장 약할 때 가장 강한다는 거 마치 사람 같다. 가장 약할 때 마지막 슬기가 눈을 스치며 아 나는 이렇게 살았고 이렇게 사라지니

너희는 나를 바라보며 나의 길, 후회의 삶을 따라오지 말아라. 그 마지막 침묵은 웅변이 아닌가

소리 내지 않는 슬픔이 가장 큰 슬픔이다. 소리 없는 웅변이 가장 파고 들더라. 와글와글 하더니 삶은 결국 돌아갈 때 이리도 조용하구나

등은 아마도 다른 전구를 받아들이겠지. 인연이 끝난 삶은 다시 어떤 연으로 이어질까. 삶보다 분명한 등이 낫다

등이나 삶이나 빛으로부터 살아있음으로, 빛으로부터 꺼져감으로 같다. 빛나는 등이 끝나듯 빛나는 삶이 꺼지듯

짧은데 왜 그리도 치열할까. 삶의 마지막도 등의 마지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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