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단편소설 사랑 1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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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일주일이 지나갔다. 그는 정말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다. 특별한 건 없었다. 그저 모든 순간들이 내가 있음을, 존재함을 알 수 있게 하는 무엇인가로 가득 채워진 느낌이랄까.
일주일 내내 나는 가볍고 따뜻한 헬륨가스로 가득한 풍선이 되어 언제나 그의 손에 묶여있었다.
사랑은 헬륨가스로 가득 채운 풍선 같아요. 작은 상처로도 터져버리고, 끈을 놓치면 영영 날아가 버리니까요.
라고 그는 마지막 일곱 째 날에 말했다. 손에 감긴 끈이 끊어지면 아주 사라져버리는... 있으나 사실은 없을지도 모르는, 너무나도 가벼운 부존재의 존재. 의식하지 않으면 사라져버리는 무의식의 의식.
나는 일곱 째날 그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눈빛에는 입안의 사탕은 결국 점점 작아진다는 걸 알아채고 나서 아쉽고 안타까워 그대로 물고 있을 때처럼 간절하고 달콤한 무엇이 녹아있었다. 하지만 결국 아무 말 없이 그냥 웃었다. 이번에도 그는 내 이름조차 묻지 않았다. 나 역시.
나는 아직 조건남의 신상명세가 들어있을 유에스비를 열어보지 않았다. 유변아저씨에게서 확인 전화가 오긴 했지만 아저씨도 그다지 재촉하는 말투는 아니었던 거 같았다.
테헤란로를 어슬렁거리는 내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지난 일주일을 순례하듯 옮겨지고 있었다. 보도블록 하나하나마다 기억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박힌 것처럼 일주일 간의 사랑을 되새기게 해주었다.
첫째 날,
비가 왔다. 빌딩 숲 사이, 바람의 길에서 기세를 돋운 칼바람이 비를 만나 기승을 부리며 사람들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는 나를 앞에 두고 바람의 방향에 서서 넓은 우산을 받쳐주었다. 따뜻함. 그의 등은 흠뻑 젖었다.
나는 그 모습에 마음이 아파졌다. 두리번거려 제일 가까이 보이는 카페로 들어갔다. 내가 먼저 들어가면 그는 그냥 따라오니까. 어디에 있더라도 그가 함께 있다는 믿음. 무엇을 하더라도 그가 함께 한다는 믿음.
사랑은 이렇게 약속하지 않아도 약속한 것처럼, 말하지 않아도 들은 것처럼, 당연히 그러하다는 믿음이 시작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