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1그램

단편소설

by 수요일

단편소설 사랑 1그램

15

상자의 뚜껑을 천천히 열었다. 안에는 두 개의 반지가 들어있었다. 아무런 보석도 없는 실 반지, 그 중 큰 걸 먼저 꺼내어 들여다보았다. 안쪽에 깨알 같은 보석이 보였다. 그걸 볼 때 그의 입이 열렸다.

변함없이... 한결같은 사랑을 담았어요, 작지만 그래도 다이아몬드에요. 하하. 언제나 핏줄이 닿는 안쪽에 넣어달라고 했어요. 따뜻한 피가 사랑이 담긴 다이아몬드를 지나 심장으로 들어가라고. 실 같은 미약함이지만 그 언제까지나 심장을 향하는 나침반 같은,

작은 반지에도 역시나 안쪽에 깨알 같은 다이아몬드가 박혀있었다. 나는 큰 반지를 그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 그는 작은 반지를 내 손가락에 끼웠다.

영원하기를 바라요. 이 일주일 간의 사랑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정리하다가 말했다.

영원하기를 바란다고 했으니 이제 당신은 나를 버릴 수 없게 된 거죠?
네, 심장이 멎는 그 순간이 지날 때까지.
좋아요, 그럼 준비가 됐네요. 우리 이제 진짜 헤어져요.

네?

이제 헤어지자구요.

나는 내 반지를 빼서 그의 새끼손가락에 끼웠다.

새끼손가락에 내 심장의 약속을 심어둘게요. 그냥 더 묻지 말고 이제 헤어져요.

그는 나를 물끄러미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가지런히 웃었다. 난 그의 입술에 가만히 키스했다. 눈이 감겼다. 내 입술이 열리고 떨리는 숨결이 그의 입으로 흘러들어갔다. 그의 숨결이 나를 받아들여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부드럽고 따뜻했다.

근데... 당신이 사랑한다던 그 사람은 어쩔 건가요?
여기, 이 눈앞에 있잖아요. 처음부터 그녀는 당신이었습니다.
인도에서요?
네, 첫눈에 반한 사랑이란 거죠.
단 1그램만으로,
네, 1그램만으로.

다시금 숨결을 나누었다. 포근하고 나른한 숨결이 몸과 마음을 휘감아내렸다.

우변아저씨, 만날게요.


작가의 이전글사랑 1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