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냄새로 남아 있다면

그때 그 순간 냄새 재현기

by 유연선

누구나 마음속에 아련한 추억 하나쯤은 품고 살지 않습니까?

그 순간을 기억하는 방법은 많지만, 저는 특히 냄새로 기억하는 편입니다.


비 오는 날, 함께 쓴 우산 속의 설렘과 흙내음.

아무리 흉내 내도 같지 않은 엄마의 소고기뭇국이 끓던 냄새.

아이가 어릴 적 온몸에서 퍼지던 고소한 아기 냄새.

그리고 어른이 되어 처음 술집에 들어갔을 때의, 꿉꿉하지만 이상하게 설렜던 공기까지.

그 냄새를 다시 맡는다면 어떨까요?

그리운 사람을 웃으며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순간, 잠시라도 행복해질 거예요.


그래서 저는 상상합니다.

그때 그 순간의 냄새를 저장하고

언제든 다시 맡을 수 있는 기계.

행복한 순간, 휴대폰에 녹음을 하듯

이제는 냄새를 수집하는 겁니다.

그리고 필요할 때 꺼내 맡는 것이죠.


만약, 이런 기술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어떤 순간을 꺼내 맡고 싶으신가요?

그때가 바로 당신이 그리워하는 시간이지 않을까요.


이건 정말 시급합니다.

이과 여러분, 부디 힘을 내주세요.

문과의 상상은 이미 출발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실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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