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내 마음의 돌이 팔짱을 끼고 앉아서
날 지켜보며 나의 숨을 짓누르고 있다고 생각이 들 때면
엄마에게 수다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어리광을 부린다.
나는 엄마에게 꽤 솔직한 편이라
나지막하게 조곤조곤 내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나름대로 가벼운 톤으로,
웃음도 짓고 장난도 가미하며
이야기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 감춰지지 않는 우울감
나도 모르는 사이 내뱉어 버린 막막한 감정들이
순간적으로 수습이 안 될 때가 있다.
엄마는 늘 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고
힘들었겠다며 공감해 주고 토닥여 주면서
세상에서 딸을 제일 사랑하는 엄마와
아주아주 오래된 친구,
존경하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내 삶 안의 선생님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내가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게끔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잡아 준다.
“맞아 맞아.”
하고 웃으며 엄마 말에 맞장구를 치다 보면
어느새 나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까 그 말은 괜히 했나. 걱정할텐데.’
갑자기 마음속에 스멀스멀 미안함의 먹구름이 드리운다.
잘 도착했다고 문자를 주고받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잘 자라는 인사를 하며
서로 사랑 가득 담긴 이모티콘을 주고받고
털썩 누워서 천장을 보는데 엄마 얼굴이 보인다.
지금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할까.
철없는 내가 살짝 미우면서도
한없이 따뜻한 엄마가 더없이 고마운 이 밤이
또 이렇게 지나간다.
글ㅣ이베뜨
일러스트ㅣ이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