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by 이베뜨

가끔씩

내 마음의 돌이 팔짱을 끼고 앉아서

날 지켜보며 나의 숨을 짓누르고 있다고 생각이 들 때면

엄마에게 수다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어리광을 부린다.


나는 엄마에게 꽤 솔직한 편이라

나지막하게 조곤조곤 내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나름대로 가벼운 톤으로,

웃음도 짓고 장난도 가미하며

이야기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 감춰지지 않는 우울감

나도 모르는 사이 내뱉어 버린 막막한 감정들이

순간적으로 수습이 안 될 때가 있다.


엄마는 늘 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고

힘들었겠다며 공감해 주고 토닥여 주면서

세상에서 딸을 제일 사랑하는 엄마와

아주아주 오래된 친구,

존경하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내 삶 안의 선생님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내가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게끔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잡아 준다.


“맞아 맞아.”

하고 웃으며 엄마 말에 맞장구를 치다 보면

어느새 나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까 그 말은 괜히 했나. 걱정할텐데.’


갑자기 마음속에 스멀스멀 미안함의 먹구름이 드리운다.


잘 도착했다고 문자를 주고받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잘 자라는 인사를 하며

서로 사랑 가득 담긴 이모티콘을 주고받고


털썩 누워서 천장을 보는데 엄마 얼굴이 보인다.


지금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할까.


철없는 내가 살짝 미우면서도

한없이 따뜻한 엄마가 더없이 고마운 이 밤이

또 이렇게 지나간다.

18. 엄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jpg

ㅣ이베뜨

일러스트ㅣ이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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