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잘 산다는 것

by 이베뜨

나는 직업의 특성 상 매우 바쁜 시기들이 있다.

가끔 내가 정신없이 일하는 것을 보실 때마다

부모님은 늘 나에게 말씀하신다.


“좀 쉬어, 너도 쉬면서 해야지.”

“그렇게 계속 책 보면 눈 나빠져. 눈 좀 쉬어.”


하루를 꽉 채워서 일을 마친 그 날 밤,

문득 어느 순간

‘하루를 잘 산다는 것이 뭘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것을 알 수 있다면,

그러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그리고 그러한 하루하루가 차곡차곡 쌓아진다면

그게 바로 인생을 잘 보듬어 만들어 가는 방향이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평범한 하루를 잘 산다는 것, 그것이 뭘까.


어쩌면 거창한 일을 이루어 낸 하루보다

소소한 행복과 감사함으로 빚은 하루가

더 소중한 것은 아닐까.


무턱대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일들을 성실하게 해내며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나를 보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에 몰입하는 시간을 가지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그리고 내 마음과 몸을 챙기는 시간을 꼭 가지는 것.

이것이 나의 하루를 잘 만들어 가는 것들이지 않을까?


어느 순간부터는

이 일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적으며 돌이켜보니

미세하게 균형이 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득 어릴 적 방학마다 그리던

생활계획표를 떠올렸다.

내 하루의, 결국은 더 나아가 내 삶의 생활계획표를

다시 그려야 할 시점이 되었다.


그저 열심히 채우는 것이 아닌,

아쉬움이 없는 하루를 만드는 것.

그것이 나에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당장 급한 일 때문에 오늘의 행복을 미루지 말 것,

빡빡한 일정 때문에 내 마음이 원하는 바를 모른 척 하지 말 것,

소중한 지금 이 순간을 차근차근 쌓아갈 것.


그렇게 나는 생활계획표를 다시 그렸다.

이렇게 지내보니

일에 치일 때보다도 하루가 바쁘게 지나간다.


그런데 자려고 누웠을 때

‘와, 이만하면 오늘 잘~살았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 좋은 미소가 번진다.


그렇게 내가 다른 여러 방향으로 균형 있게 채워지면서

내 마음이 조금씩 더 환해지는 것을 느낀다.


하루를 잘 살아간다는 것,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즐겁게 해내는 만큼

내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소중한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하루를 잘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도 하루를 잘 살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계속 생각해 봐야겠다.

그러면 어느 순간 나의 인생의 책이

포근한 단단함으로 채워지고 있지 않을까.


내 마음에 설렘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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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이베뜨

일러스트ㅣ이베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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