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도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젖병도 안 뗀 영유아기 시절
찰나의 순간만 함께했던 그때
그렇다 할 애정도 사랑을 느낄 만큼 있어주질 않아서
나에겐 원래부터 없었던 존재이기에
아빠의 빈자리를 느낄 수가 없었다
나에게는 엄마뿐이라
다른 누구도 필요하지 않았다
집집마다 아빠가 있는데
왜 우리는 없는 걸까 하며 슬퍼한 적도 별로 없다
다른 사람들을 보며 부러움을 느낀 적도 없었다
그렇게 씩씩하게 자라왔던 나인데
엄마가 아프게 되니
있지도 않은 아빠를 자꾸 찾게 된다
나는 형제도 없는 외동이라
엄마의 아픔에 당장 상의할 가족이 없어서
그게 사무치게 서글펐었다
‘아 이럴 때 옆에 아빠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걸 친구랑 얘길 하겠어 누구랑 얘길 하겠어
본인이 아닌 남이면
사실 나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걸
난 잘 알고 있기에
엄마가 아픈 순간
쉽게 털어놓고 기댈 곳이 없었다
너무 외로웠다
앞으로 가야 할 길도
참으로 외롭다
생물학적 아버지는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알 길이 없고
이제 와서 보고 싶은 건 아닌데
나이가 들수록
그런 생물학적 아버지라도
필요하다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워서..
버팀목이 필요한 건지 모르겠다
엄마를 옆에서 보살펴주는 사람이 있다면
난 정말 좋을 텐데
우리 엄마는 한평생
나만 보고 살아왔다
엄마도 엄마 인생이 있는 건데
난 그게 무척 싫었다
“ 엄마! 엄마도 멋진 영감 만나보는 거 어때? “
“ 내가 이 나이 먹고 늙은 영감 빨래하주랴 밥 해주랴 미쳤냐 그런 짓을 왜 하니 어휴~@$#+%% ”
나에게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가족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