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이모가 돌아가신 날

콩가루 집안

by 싹쓰리





큰 이모는 서울행을 택하지않고

가족 모두 서울로 상경했다고 한다

초반에는 서로 자주 보지는 못하더라도

사이는 좋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역시나 궁예 삼촌이 빌런짓을 많이 해서

큰 이모는 우리 엄마와 작은 이모와는 다르게

독하게 마음먹고 궁예 삼촌과의 왕래를

자주 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 궁예 삼촌

말만 들어보면

큰 이모는 아주 인정머리 없고

독한 사람이라고 얘길 했는데

큰 이모가 오히려 현명하신 거였다

그런 개망나니 궁예를 떠받드는

우리 엄마와 작은 이모가 미친 거였지 뭐



큰 이모 돌아가시기 한 달 전쯤

딸 집으로 잠깐 오셨을 때

엄마가 큰 이모 좋아하는 음식도 해드리고

큰 이모와 오해도 풀리면서

엄마가 큰 이모와 있었던

추억들을 회상하곤 했다

언제 한번 큰 이모 모시고

펜션 잡아서 노래방 기계 있는 곳에서

큰 이모가 좋아하는 노래 실컷 부르게 하고 싶다며

웃으며 얘길 했다

그래 다들 시간 맞춰 날 잡아보자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

큰 이모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엄마랑 나는 급하게 내려갈 준비를 했고

엄마의 마음은 놀람과 동시에 슬픔이 가득했다



빈소 도착하자마자 사촌언니들을 보고

울음이 터져 나왔다

엄마를 잃은 그 기분을

누가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

그저 언니를 묵묵히 앉아드리며

같이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엄마는 목놓아 엉엉 울었다

막둥이의 통곡에 모두가 다 함께 울었다



오늘날 스님으로 밥 벌어먹고 살게 해 준 게

바로 큰 이모라는데

최소한 마지막 가는 길

얼굴 비추고 명복을 빌어야

그게 인간의 도리 아닌가

역시나 큰외삼촌은

빈소에 찾아오지 않았다



사촌언니가 큰 이모 돌아가셨다고 말을 전하자마자

바빠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둘러대던 작은 이모가

빈소에 도착을 했다

역시나 잠깐 있다가

저녁 약속이 있다며 부리나케 가버렸다




엄마는 작은 이모에게

너무나 환멸을 느낀다고

서운함을 토로하지만

난 쉽게 공감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자꾸 기대를 했던 엄마

이젠 화조차 나지도 않았다

하 이 콩가루 같은 집안

‘.............’






할머니 할아버지 하늘에서 보고 계실까요

만나면 안 될 인연들이 서로 형제가 되어

서로를 아프게 해요

남보다도 못한 가족들

난 이런 가족들이

싫어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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