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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욱 May 02. 2024

'Goal'과 'Objective'는 무엇이 다른가요?

평가시즌에 '목적/목표'로 해석되는 이 두 단어의 의미 차이는 무엇인가?

우리가 모국어를 배우는 과정과 외국어를 익히는 방법은 다릅니다. 

우리의 뇌가 문맥, 사전 지식,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지 기능을 통해 단어의 정의를 유추하기 때문에 모국어의 경우엔 이 정의 과정이 매우 풍부한 자원을 갖죠. 그렇기에 사전적 의미가 비슷한 단어라 할지라도 말을 할 때나, 단어를 해석할 때, 단어가 품고 있는 풍부한 뉘앙스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문장은 레고처럼 하나하나 작은 부품으로 되어 있는 단어들을 모아 조합하는 과정입니다. 그 상황에 전형적이지 않고, 지금껏 생각지도 못했지만 모든 상황을 포괄하여 이야기하는 대사가 있는 드라마를 보면, "저 드라마 작가는 정말 언어의 마술사"라는 감탄을 하는 이유가 거기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외국어를 익힐 때는 어떤가요? 사전이나 통역기라는 매체를 통해 모국어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 변환하는 과정에 그 단어를 둘러싸고 있는 멋진 뉘앙스들이 모두 깎여 나가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매끈하게 아홉 번쯤 깎인 탈곡기를 통과하여 도정된 햅쌀과 같이 제한된 모국어 단어 정의를 통해 그 원래 언어의 의미를 학습할 뿐입니다.

2003년에 나온 'Lost in Translation'이란 재밌는 영화가 있습니다. 빌 머레이와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한 영화인데요. 이 글에서 영화 내용을 이야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일단 제목이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대변해 주는 것 같고요. 이 영화감독의 인터뷰에서 "잃어버리는 것(Lost)은 연결이 끊어지는 것(Disconnected)"라는 설명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던 기억이 납니다. 


새로운 분기가 되면, 기업마다 사원들의 지난해 성과를 평가하고 새로운 한 해의 평가 항목을 설정하는 시기가 옵니다. 내가 어떤 조직의 상하 사슬 관계에 있다면 성과, 목표, 결과 이런 단어들을 떠나 있긴 어렵습니다. 평가란 어차피 사람 모인 곳에서는 소통 수단으로도 필요한 일이니 내가 거부한다고 안 할 수도 없고요.


리더십에 대해 경험이 많은 분일수록 성공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목표와 성과가 필수적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제가 매일 접하는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프로덕트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 기능이 달성하고자 하는 성과는 무엇이고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 등으로 매일 사용하는 단어죠.

 

자 오늘의 이야기 주제를 시작해 볼까요?

사전이 친절하게 해석해 줘서 우리가 목표 혹은 목적이라고 이해하는 Goal과 Objective는 도대체 우리의 업무환경에서는 무엇이 다른 걸까요? 어떤 차이점이 있길래 다른 단어를 사용하고 있을까요?



Goal과  Objective에 대한 이해

Goal을 목적으로 Objective를 목표로 번역/해석하거나 이해하기 전에 먼저 Goal과 Objective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듯합니다. 


일반적으로 Goal은 비즈니스에서 원하는 것과 관련된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큰 틀의 아이디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Objective는 단기적이고 측정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여러 개의 Objective를 달성함으로 Goal에 도달할 수 있다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물론 두 가지 모두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필요합니다.

똑같지는 않지만, 어떻게 보면 전략(Strategy)과 전술(Tactics)을 이해하는 방법과도 유사합니다. 전략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전술을 복합적으로 사용하여 이루어가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말이죠.


1. Goal과 Objective는 레고 상품과 같다.

Objective는 크고 포괄적인 Goal을 관리 가능한 작은 단위로 나누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 성취하도록 도와줍니다. 큰 목표인 Goal에만 집중하다 보면 그 달성방법이 안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작은 단위의 Objective로 나누어 구성원들이 그것이 합쳐진  큰 그림과 자신이 담당해야 하는 작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레고는 여러 개의 작은 컴포넌트로 이루어져 있지만, 각각의 상품 패키지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작은 컴포넌트들이 모여 그 Objective를 달성할 때 레고의 완성품 Goal이 이루어집니다.


2. Objective는 측정 가능해야 한다.

저의 글 "평가방법 OKR, KPI, MBO 뭐가 다른 거에요?"의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 설명에서도 강조하 듯 Objective는 측정이 불가능하다면 그것은 진정한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이 측정 가능 유무가 Goal과 Objective를 구분하는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 6개월 이내에 특정 태스크의 소요 기간을 15% 줄이는 것이 측정 가능한 Objective일 수 있습니다. 이 측정 가능한 Objective는 프로세스를 효율화하여 전체 프로젝트의 효율성을 개선한다는 포괄적인 Goal을 성취하게 도와줍니다.



구체적인 Goal과 Objective가 필요

Goal이 구체적이어야 그보다 더 구체적인 Objective를 세울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죠.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목표가 구체적이 아닌데 어떻게 상세 목표가 구체적일 수 있을까요.


그것을 위해서 “왜”라는 중요한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PM이 프로덕트를 고민할 때의 출발점과 일치합니다. 여기서 '왜'라는 요소는 목표의 근본적인 목적이나 동기를 의미합니다. 이는 특정 목표를 추구하는 이유 또는 중요성을 나타내며 목표에 대한 명확성, 동기 부여 및 의미를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근본적인 "왜"를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 그것을 어떻게 무엇을 제대로 성취할 수 없는 이유가 됩니다. 

"왜"를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 "무엇"과 "어떻게"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프로덕트에 AI 솔루션을 구현하는 자체가 Goal이 될 수 없습니다. 이 Goal의 '이유'가 사용자에게 더욱 수준 높은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고객 만족도 상승을 통한 비즈니스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과 같이 구체적이 되어야 합니다. Objective는 Goal에 접근하기 위한 하나하나의 디딤돌이므로 더욱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Objective가 구체적일수록 경로를 인식하고 Goal을 달성하기 더 쉬워집니다. Objective를 구체화한다는 것은 또한 적시에 그것을 완수할 수 있도록 시간제한을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무리 정리

조직의 Goal과 비전은 조직 전체를 나타냅니다. 비전은 기업이 목표를 향해 노력한 결과 어떤 기업이 되기를 바라거나 어떤 모습이 되기를 바라는지를 나타냅니다. Goal과 비전이 일치하면 조직 전체에서 의사 결정과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상식이라고 하거나 문화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Goal과 비전과 일치하면 모든 사람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조화로운 방식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조직의 Goal은 방향을 제시합니다. Objective는 그  Goal을 달성하는 데 목표점이 됩니다. Goal에는 Objective가 필요하며, 구체적이고, 일관성을 갖고, 비전과 일치해야 합니다. Objective는 측정 가능하고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여러분께 Goal과 Objective에 대해 이해에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사실 단어가 뜻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겠죠. 우리가 이루어 갈 것을 잘 전달하고, 이해하고,한 팀으로 이루어 가는 과정이 더 멋진 여러분이 되시길 바라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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