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대하여
다시는 누구와도 사랑하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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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오랫동안 사랑에 대해 그리지 않는다면,
나도 언젠가는 그저 지나간 아픔이었노라고.
그렇게 담대히 이겨낸 사람인 것처럼
그렇게 굴 수 있지 않을까.
사랑을 했던 것인지, 아니면 아주 잠시
달콤한 꿈 몇 번 꿨던 것인지
그저 그런 생각이나 하면서
내 모든 기억을 하나하나 지워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홀로 지내는 연습을
한번 해볼까 하는데,
어쩌면 이런 건 영원일 수 없어서
내 바람대로 이뤄질 수나 있을까
염려와 걱정이 나를 덮쳐와서는,
순식간에 나를 어둡게 만들어 힘들게 해서
늘 어렵게 한다.
그럼에도 너는 나를 만나러 오겠지—
당신이 누군지는 잘 모르겠다만,
나한테 어느 순간 나타나서는
나를 활짝 웃게 만들겠지.
아주아주 활짝 피어나게 하겠지.
사랑을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내 눈앞에 놓여있기에,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노라고.
사랑하지 않겠노라고.
그렇게 외쳐는 보는데,
그래도 너는 나를 만나러 오겠지.
당신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사랑하길 바래요.
그때가 되면,
내가 많이 나아져있기를 바래요.
내가 당신을 불행하게 만들지 않기를,
가난 속에 가두지 않기를,
아프게 하지 않기를,
내가 짐덩어리가 되지 않기를,
후회 없는 사랑을 하기를.
누군지 모를 당신을 위해
나는 알 수 없는 믿음을 가지고서
당신과의 사랑을 기약하고
아픔을 씻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