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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리 Oct 11. 2020

트럼프 대통령의 부동산에 대한 취향

런던 라이프

트럼프 대통령의 부동산에 대한 취향 


트럼프가 오버마보다 나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 부동산을 보는 식견은 확실히 오버마보다 낫지 않을까? 경제적 관점뿐만 아니라 미적인 관점에서도 말이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스코틀랜드의 툰버리에 있는 골프 리조트를 매입했다. 아름다운 골프코스다. 트럼프는 내년에는 화이트 하우스에서 나와 툰버리에서 마음껏 골프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나도 툰버리를 더 자주 방문할 용의가 있다.  


트럼프 툰버리의 클럽하우스와 골프 코스


미국 정부는 런던에 기념비적인 부동산 두 개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건축비만 1.4원이 소요된 런던 소재 미국 대사관 건물이다. 빅토리아역에서 남쪽으로 기차를 타고 갈 때면 볼 수 있는 이 대사관은 전 세계 대사관 중에 가장 많은 건축비를 들인 건물이다. 전쟁과 테러에 대비하는 최첨단 인텔리전스 빌딩이다. 1.4조 원짜리 빌딩을 배터시(Battersea) 지역에 세운 것은 매우 의아하다. 공장이 많았고 노동자가 밀집하여 거주했던 지역이다. 서울로 따지면 구로구에 해당한다. 현재는 재개발이 한창이어서 먼지가 풀풀 날리는 곳이다.

2018년에 기념비적인 미국 대사관이 개관할 때, 트럼프는 방문을 거절하면서 트위터를 하나 날렸다. ‘내가 런던 방문을 취소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런던의 최고의 위치에 있던 가장 좋은 대사관을 땅콩 가격에 팔고, 런던이라고도 할 수 없는 곳에 1.4조 원을 들여서 새 건물을 지었다. 나쁜 딜이다. 그리고 나보고 테이프 커팅을 하라고. No!’


배터시 새 미국 대사관 건물


과거에 미국 대사관은 메이페어(Mayfair)에 있었다. 이것을 카타르 왕실에 4800억 원에 팔아 버렸다. 당시 감정가가 7000억 원이었기에 헐값 매각 논란이 있었다. 카타르 왕실은 미국 대사관 건물을 호텔로 변경할 예정이다. 호텔로 개조하는 데에 추가 비용이 1조 원이 넘게 소요된다. 뭐든 툭하면 1조 원이다. 가히 billion의 시대다.


구 미국 대사관의 리모델링 후 조감도


미국의 소유하고 있는 또 다른 기념비적인 건물은 리젠트 파크 안에 있는 윈필드 하우스(Winfield House)다. 미국 대사가 거주하는 공간이다. 시장에 매물로 나와 본 적이 없지만, 런던 시내에 있는 개인용 주택으로는 가장 비쌀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이다. 35개의 방을 가지고 있고, 5만 제곱미터의 정원을 보유하고 있다. 1937년에 미국 재벌의 상속녀인 바바라 허튼(Babara Hutton)에 의해 지어진 집이다. 변덕쟁이인 그녀는 거액을 들여 대저택을 지은 후에 한번 와보고는 1달러에 트루먼 정부에 기부했다.

이 건물에서 고르바초프와 부시가 마지막 담판을 벌였다. 레이건이 자주 머물던 곳이며,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을 진행한 곳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여왕 부부를 불러 만찬을 개최한 곳이기도 하다. 부동산에 일가견이 있는 트럼프가 몹시도 좋아하는 곳이다.


런던 소재 미 대사관저인 윈필드 하우스


문제는 이 건물이 리젠트 파크에 있다 보니 대지가 왕실의 땅이라는 것이다. 임대 기간이 2053년에 끝이 난다. 트럼프는 이 곳의 임대를 연장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앞으로 천년 간 그 땅을 임대해 달라고 영국 정부에 요청했다. 이런 것은 보통 백 년이 아닌가? 천년이라고? 트럼프답게 통이 크다. 현 미국 대사는 우디 존슨(Woody Johnson)으로 재산이 조 단위인 트럼프의 친구다. 가히 빌리언의 시대다. 우디 존슨이 재임기간에 한 일이라고는 대사관저의 임대 연장을 위해 뛰어다닌 것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다. 브렉시트로 EU를 탈퇴하면서 미국과 영국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하는데, 미국은 천년 임대 연장을 자유무역협정과 연결시킬 예정이다.


리젠트 파크 내의 미 대시관저 위치


좋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매우 값어치 있는 일이다. 조선시대에 방이 99칸짜리 대저택이 있었다. 99칸이 아니더라도 유명한 선조가 살았던 고가옥이 잘 보전되어 있다면 그 가치는 매우 컸을 것이다. 역사적 건축학적 가치를 가졌을 많은 건물이 전쟁통에 사라진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전쟁을 일으킨 놈은 여러모로 참 나쁜 놈이다.


트럼프는 그에 비하면 양반이다. 말은 누구보다 호전적인 트럼트는 어디서도 전쟁을 실제로는 일으키니 않는다. 어쩌면 부동산 투자가 마인드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부동산 투자가는 누구보다 전쟁반대론자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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