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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리 Oct 05. 2022

부동산이 너무 올라 걱정인 곳도 있다.

London Life

<<지금 부동산이 너무 올라 걱정인 곳도 있다.>>

  

  

<러시아 징병: 집값 상승을 일으키다>


세계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그에 따른 금리 인상을 걱정한다. 결국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공포 있다. 그러나 세상이 어디나 그런 것은 아니다. 임대료 상승, 주택 가격 상승에 한숨짓는 곳도 있다. 러시아 징집령 때문에 러시아 인근 국가에 주택난이 발생하고 있다.


푸틴은 부분 동원이라는 말로 국민을 안심시키려고 했다. 1 징집 대상은  경험이 있는 예비군이다. 대학생이나 대졸자는  복무를 면제받는 길을 이리저리 선택하는데, 그렇게 되면 예비군 편성에서도 후순위가 된다. 원칙적으로 고학력자는 아직까지는 동원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가 간과한 것이 있다. 러시아인은 러시아 정부 말을 믿지 않는다.


러시아를 떠나 조지아로  어느 젊은이는 유튜브에서 러시아 정부와 해서는 안되는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째는 러시아 정부와 농담을 해서는 안된다. 러시아 정부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의미다. 그것이 러시아 정부가 진담만을 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해서는 안되는 두번째는 러시아 정부를 믿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동원과는 관련 없는 사람도 동원령이 발표되자마자 탈출한다. 러시아 정부가 동원하려고 했던 예비군이 30만인데, 러시아를 탈출한 사람이 40만을 돌파했다. 동원 대상도 아닌데 해외로 도피한 사람이 무척 많다.

  

  

<어디로 떠나는가?>


쉥겐 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핀란드로 떠난다. 쉥겐 비자가 있다는 것은 해외를 나가 본 사람이라는 뜻이다. 러시아와 핀란드 국경은 다른 국경과 비교해서 줄이 길지 않다. 그래도 떠나는 사람들 마음은 바쁘다. 국경에서 핀란드 차량을 수배하는 데에 3000불 정도를 줘야 한다. 러시아 차량은 줄을 서는데, 핀란드 차량은 줄을 서지 않고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기다렸다가 3000불을 절약하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국경이 언제 닫힐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3000불을 기꺼이 쓴다.


조지아 국경은 3만 미터나 차량행렬이 이어졌다. 도보로 넘는 국경은 닫혔기 때문에 차량으로 넘어야 한다. 차량에는 오토바이, 자전거, 쌩쌩이도 포함된다. 그래서 국경에는 자전거와 쌩쌩이를 파는 장사가 대박을 치고 있다. 택시 기사는 말할 것도 없다. 평상시의 10배를 번다. 신속 통과를 알선하는 브로커와 뇌물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당연하다.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국경은  세계에서 가장  국경 중의 하나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경제동맹이므로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나갈 때는 여권을 제시할 필요가 없다. 외환 통제도 없다. 여권이 없는 사람과 달러를 싸들고 나가는 사람은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는다. 카자흐스탄 국경을 통과할 , 출입국관리는  질문없이 통과시킨다. 그리고 몽골로 가는 국경도 있다.

  

  

<어떻게 사는가?>


쉥겐 비자가 있는 사람들이 부자고, 여권이 있는 사람들이 그다음 부자고, 여권도 없는 사람이 가장 덜한 부자라고 추정된다. 많은 돈을 가져가야 해서 카자흐스탄을 택한 사람을 제외하면 카자흐스탄으로 넘어오는 사람은 대체로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이다. 카자흐스탄 국경을 통과한 사람은 30만 명에 달하며, 그중에 20만 명이 카자흐스탄에 정착했다. 나머지는 카자흐스탄을 타고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으로 넘어가고 있다.


인구 160만 명의 알마티나 인구 100만 명의 아스타나가 20만 명을 수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부는 집을 구하지 못해서 교회, 이슬람 사원 그리고 극장 같은 곳에서 잠을 자고 있다. 그들이 집을 구하지 못하는 이유는 집 임대료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얼마나 올랐는가?>

  

알마티에서 하루에 2만 텡게(원화 6만원)였던 방 하나짜리 아파트가 5만 텡게(15만 원)까지 올랐다. 단기 임대료가 급등했다. 월세도 당연히 올라서 얼마 전까지 25만 텡게 하던 집을 40만 텡게에 임대를 주었는데, 임대를 주자마자 55만 텡게를 제안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러한 임대료 상승은 곧바로 서민의 고통으로 이어진다. 집주인은 임대료를 대폭 올리든지 아니면 나가라고 통보한다. 임차인이 나가면, 단기로 그리고 고액으로 집을 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주택이 모두 호텔이나 모텔로 변하고 있다.


집값도 당연히 오르고 있다. 집을 사서 본격적인 임대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카자흐스탄 부동산 시장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지속적인 침체기를 겪었다. 14년간의 장기침체가 드디어 러시아 동원령으로 끝이 나게 되었다. 카자흐스탄에 집이 있는 한국 교민에게는 잘 된 일이며, 임대를 살고 있는 교민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 되었다.


키르기스스탄으로는 카자흐스탄보다 훨씬 적은 2만 명이 왔는데, 그로 인해 비슈케크 시내의 임대료가 2배에서 3배까지 폭등했다. 단기 임대를 주려는 집주인 성화로 저가 아파트에 임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쫓겨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상 러시아 남성의 탈출은 끝나지 않는다. 어떤 말을 하든지 러시아인은 정부 말을 믿지 않는다. 나쁜 말은 농담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좋은 말은 믿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백약이 무효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탈출은 남자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 애인, 아내, 아이들남자 친구, 남편, 아버지와 조인할 목적으로 나라를 떠난다. 러시아 인근 국가의 주택 가격 급등은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전쟁 장기화까지는 필요하지도 않다.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면 할수록 러시아인 탈출은 계속된다. 러시아인은 러시아 정부의 악에 바친 말을 공갈로 생각하지 않는다. 러시아인은 러시아 정부와 농담을 하지 않는다. 핵이 우크라이나와 서유럽에 떨어지는 순간 러시아는  보복을 당할 것이다. 핵폭탄은 러시아 서부에 집중적으로 떨어지겠지만, 안타깝게도 러시아에서 바람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분다.

  

  


<러시아가 잃은 것>


러시아가 잃은 것은 동원령 이후에 빠져나간 40 명의 젊은 남성뿐이 아니다. 고급 인력은 전쟁 직후에 이미 빠져나갔고, 앞으로 빠져나가는 인력은 꼬리에 꼬리를  것이다. 돈을 가지고 오는 러시아 난민으로 인해 주변국은 경제난을 어느 정도 극복할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러시아를 고맙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러시아 인구는 부담이  것이고,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은 높아질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는 벨라루스를 제외한 인접국 전부를 잃었다. 그리고 러시아는 인접한 모든 나라를 미국과 가깝게 만들었다. 미국이 지난 70년간 많은 공을 들였지만 실패한 것이 그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어리석게도 핵무기 사용을 언급함으로 인해 러시아는 유럽과 아시아 여러 나라를 미국의 안보 우산 속으로 밀어 넣었다.


러시아는 자국민을 인접국으로 쫒아내고, 인접국을 미국으로 밀어냈다. 그러한 우매한 말과 행동은 의외의 결과를 가져왔다. 인접국 임대인은 돈을 벌고 있고, 임차인은 시름에 빠졌다.


  많이 벌었다는 소문이 들이더라라는 나의 뜬금없는 메세지 카자흐스탄 지인은 ‘그렇지. 부인할 수가 없네!’라고 말하며 함박웃음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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