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양선생활

출근 준비 퇴직 준비

by lemonfresh

어제 아침,
비가 내렸다. 새벽에 잠을 깼는데 빗소리가 나고 있었다. 날은 아직 덜 밝았고 이불 속은 따뜻하고 일어나기는 싫었다.
“아이고... 비도 오는데 출근 안 하고 뒹굴뒹굴했으면 좋겠네. 당신은 퇴직했으니까 그래도 되죠?”
“그렇지.”
그래도 남편은 잘도 일어난다. 퇴직 후에도 일과를 규칙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다.

오늘 아침,
남편에게 물어보았다.
“밖에 날씨 어때요? 쌀쌀한가?”
나이가 들으니 5월에도 따뜻한 옷이 필요하다.
“괜찮은 것 같은데?”
남편은 일찍이 일어났고 나는 ‘오늘 어떤 옷을 입고 가나?’ 하고 누워서 생각을 했다. 라디오도 듣고 폰도 뒤적이고 일어나기 싫어서 밍그적거리고 있는데 남편이 내게 말했다.
“일어나쇼. 아직 퇴직도 안 한 사람이 그래도 되나!”
내가 대답을 했다.
“안 되죠.”
그래서 일어나서 씻고 거울보고 옷 입고 밥 먹고 출근했다.

사실 나도 이 생활 많이 남지는 않았다. 앞으로 한 삼 년 지나면 늦잠을 실컷 자도 된다. 퇴직을 하면 아침에 일어나서 무엇을 할까. 아마도 출근할 때처럼 씻고 거울 보고 옷 입고 밥 먹을 것이다. 그리고 마당으로 나갈 것이다. 가방 대신 호미 들고 나가겠지만. 그래서 우리가 이 마당을 산 거다. 학교 대신 마당으로 출근하려고. 아무래도 꽃무릇 구근을 더 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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