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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필 Sep 25. 2024

오늘의 글감은 어디서 찾을까?

글쓰기와의 데이트, 대화 소재 찾는 법

대체 무슨 글을 써야 할까? 글쓰기와의 데이트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힘들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꺼내야 할지, 글감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깜빡이는 커서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많은 사람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막막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쓰기를 매일 하겠다고 결심한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어떻게 매일 글감이 끊이질 않을 수 있겠는가. 데이트에서 매번 새로운 대화 주제를 꺼내는 것과 비슷한 부담감이 든다. 특별한 대화 소재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런 일은 매일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특별한 것이겠지.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은 더 이상 글쓰기와의 설렘을 자극하지 못한다. 지금 내 상황이 딱 그렇다. 데이트 자리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 몰라 말없이 앉아있는 기분이다.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려봐도, 벌써 5분째 머리만 굴리는 중이다.


글쓰기와의 데이트에서 말문이 막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첫 번째는 인풋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요즘 책을 읽지 못하고 있다. 예전에는 미라클 모닝을 하며 이른 아침 독서를 했는데, 요즘은 야근에 치여서 그럴 여유가 없다.


책은 나에게 쉽게 대화 주제를 던져준다. 오늘 읽은 내용 중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을 글 머리에 적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더하면 자연스럽게 글이 완성된다. 글쓰기와의 데이트 대화가 다시 술술 이어지는 느낌이다. 책이라는 인풋과 글이라는 아웃풋의 완벽한 조합. 이게 아마도 글감 찾기의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싶다.


꼭 책이 아니더라도 글쓰기와의 데이트 주제는 여러 곳에서 얻을 수 있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의 글도 훌륭한 대화 거리가 된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7시 30분쯤 올라오는 블로그 이웃 부아c 님의 글은 늘 따뜻한 통찰을 담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업로드되는 그 글은 마치 마르지 않는 글감의 샘물 같다. 매일 그 글을 읽고 내 생각을 덧붙인다면, 글쓰기와의 데이트는 끊임없는 대화로 가득 찰 수 있다. 글감을 찾는 나 같은 사람에게 좋은 생각이지 않는가?


사실 글쓰기와 나눌 대화 주제는 주변에 넘쳐난다. 책, 블로그, 영화, 드라마, 유튜브, 심지어 릴스 영상에서 조차 멋진 글감을 찾아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인풋을 얻고 나서,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 그게 글쓰기와의 진정한 대화다. 때로는 거친 의견을 나누어도 좋다. 의견에 정답은 없으니까. 꾸준히 대화를 이어나가면 우리 관계도 더 깊어질 테니까.


하지만 이렇게 글감이 쌓였다고 해서 곧바로 완벽한 글이 나오는 건 아니더라. 글쓰기와의 썸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가끔은 뜻대로 되지 않는 연애처럼 마음을 졸이게 한다. 과연, 내일은 또 어떤 글감과 함께 글쓰기와의 데이트를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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