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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 zaceun Jan 09. 2019

첫 퇴사, 첫 이직을 결심하다.

흘러가는 생각과 행동을 글로 잡아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 작은회고록#1


#들어가기 전  

작년 11월부터 이직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하루하루 나의 강점을 강화하는 일에 신경 쓰고 있다. 앞으로 쓸 작은 회고록은 생애 첫 퇴사를 결심한 날부터 초보N잡러, 굿컴퍼니 노마드의 길을 걷기 시작한 나의 족적을 회고하는 글로 채워보려고 한다.

이정표가 없는 길이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내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작은 걸음을 내딛는 과정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굿컴퍼니와 나의 소명에 맞는 일을 만나 몰입하고 성장하는 일도 놓치지 않을 거다. 열심히 달리다가도 힘들 때는 잠시 뒤를 돌아보며 쉬어가는 여유도 잊지말기를. 한 번 뿐인 삶에 후회가 없도록, 의미있는 삶을 꿈꾸는 나의 성장기를 소중히 빚어보고 싶다.



#2018년 4월의 회고

퇴사학교 아이덴티티 수업이 끝난 후 3월부터 4월 초까지 이직 준비를 위한 공부를 하거나 강의를 듣는 등의 자기계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올해 초부터 시작하거나 벌인 일이 많아서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었다고 자기 합리화를 했던 것 같다. 4월 둘째 주 즈음 친정 집에 갈 일이 있었다.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요즘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서 요즘 회사는 좀 어떠니?”

“분위기 많이 좋아졌어. 그래도 다닐 만큼 다녔으니까 이직해야지.”

“준비는 좀 하고 있어?”

“응 해야지….”


집에 작년 가을부터 퇴사와 이직을 한다고 말을 해놔서 그런지, 대화의 끝은 항상 이런 레퍼토리로 끝이 난다. 이날 저녁도 별 다를 것 없는 대화로 끝이 났지만, 나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힘들었던 상황이 조금 나아진 것뿐인데, 지금 하고 있는 일과 환경은 전혀 내가 추구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왜 아직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게 맞나?  

안정적인 일에 안주하고 싶어진 건가?   


이런 생각의 꼬리물기가 계속되어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보는데 손을 멈추게 한 영상이 있었다.  


백수가 된 카카오 전 CEO가 대학생들에게 by. 태용


처음부터 ‘이거 완전 나를 저격한 영상 아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분의 말 하나하나가 내가 고민하는 지점을 너무 정확하게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저를 포함한 남의 말을 많이 안 듣는 게 맞지 않나. 우리가 자꾸 답을 구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한테 물어보는데, 그 말을 듣고 어떤 결정을 내렸는데 후회를 하면 결국 자신이 내린 선택이기 때문에. 백날 유명하고 좋은 사람의 얘기를 듣는 것보다 내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나랑 조금이라도 맞을 것 같은 곳에 가서 일을 해보든지. 나의 확신을 높이는 데에 수많은 경험들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일을 할 때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최소한 내가 하는 일 자체가 어떤 의미가 있다고 확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너무 인생이 허무해질 거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제 커리어를 선택하는 데에 있어서 항상 이 일이 나한테 어떤 의미냐,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느냐,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는 어떤 의미가 있느냐가 중요했던 것 같고요. (중략) 앞으로 세상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게 뭘지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더욱이 난 사회생활 처음으로 이직을 한다는 생각 때문에 더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나의 가능성을 믿고 나의 확신을 높이기 위한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것. 누가 뭐라 해도 내가 다르게 해 보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 나와 우리, 세상에 의미 있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이 모두 내가 원하는 지점이었다. 그리고 난 드디어 결심했다.


‘그래 퇴사, 이직? 그까짓 거 해보지 뭐.’


그날 새벽 영상을 보고 난 후 2주 동안 많은 일이 펼쳐졌다. 평소 오랫동안 지켜보고 유대관계를 맺어왔던 회사가 채용이 잘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해왔고, ‘그럼 저 어떠세요?’라고 대뜸 물었다. 평소 나를 좋게 봐주신 책임님 덕분에 그 주에 바로 면접을 봤다. 결과적으로 인턴 채용을 하게 되어서 미안하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괜찮았다. 나에게는 당락여부보다 주저하지 않고 용기 내어 작은 한 발짝을 내디뎠다는 것이 중요했다.


퇴사 전 대표님과 마지막으로 마주 앉아 치맥을 하며 그동안 아쉬웠던 점, 조직 개선이 필요한 점을 다 털어놨다. 신입으로 입사해 팀장까지 성장했던 첫 회사이고, 수많은 시행착오와 온갖 고생을 함께해본 곳이라 하고픈 말이 참 많았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지만, 조직의 비전과 성장에 대한 견해가 다른 점은 결국 좁힐 수 없었다.


이직 준비뿐만 아니라, 퇴사 후 제대로 리프레시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4년 동안 열심히 일한 나에게 고생했다고 토닥여주는 그런 시간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는 시간이 반갑고 고맙게 느껴지는 하루다.


ps. 평소 나의 관심사 데이터를 잘 모아서 뉴스피드에 임지훈 대표의 영상을 뿌려준 페이스북(개인정보 활용 스캔들을 옹호하는 건 아님)과 좋은 영상을 만들어주신 태용님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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