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몇 점이라고 생각하세요?”
이 질문을 받는 순간, 우리는 머뭇거린다.
40점? 60점? 80점?
혹은 용기 있게 100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만점을 말하지 못한다.
어딘가 모자란 것 같고,
다 채워 말하자니 겸손하지 못해 보일까 걱정된다.
반대로, 너무 낮게 말하면
스스로가 초라해질 것 같아 애매한 중간을 택한다.
그 중간 어딘가에서
우리는 조심스럽게 숫자를 고르고,
무심코 자기 존재를 수치화한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 100이라는 기준도
누가 정해준 것일까?
400점 만점이라면?
1000점 만점이라면?
단지 숫자 뒤에 ‘0’을 하나만 더 붙이면
지금보다 훨씬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는 ‘100’이라는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
스스로를 줄 세우고,
자신을 ‘다 못 채운 존재’로 여긴다.
우리 안엔 보이지 않는 인지의 틀이 있다.
겸손함, 체면, 평가받는 불안,
그리고 내가 감히 완전하다고 말해선 안 된다는 어떤 믿음.
그 틀을 깨지 않는 한,
우리는 스스로를 넘어서지 못한다.
‘내가 나에게 몇 점을 줄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은
단지 수치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자기 인식의 깊이에 관한 이야기다.
하마터면 나는
그 숫자에 나를 가두고 살아갈 뻔했다.
다행히도 이제는 안다.
진짜 평가는 수치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