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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름, 완주

김금희/ MUZE

by 자몽커피


손열매는 차마 아니라고 말하지는 못했다. 열매는 하루에도 수백 번 마주치는 타인들 모두가

궁금했다. 운동화를 왜 그렇게 구겨 신었는지 어디를 가고 있는지 가면 환영받을 수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휴대전화에서는 무슨 얘기가 오가는지 혹시 ㅎㅎㅎㅎ이나 ㅋㅋㅋ만 찍혀

있지 않는지. 그렇게 묻고 싶은 충동은 열매의 외로움과 관련 있다는 걸 이제는 알았다.

그런 질문은 결국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이었음을. 받지 못한 사랑에 대한 트라우마가 절대

유기되지 않겠다는 자기 보호로 이끌었고 그렇게 해서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나서는 아주 깊은

외로움이 종일 열매를 붙들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의 마음이나 육체, 때론 삶 자체를

소모하고 말아야 끝날 듯한, 익명의 손들에 대책 없이 쥐어지는 거리의 전단지처럼 남발되는

외로움. p.152



슬퍼도 무너져도 각자 몫의 완주를 해내는 사람들

우리 시대의 작가 김금희가 빚어내는 세심한 온정의 세계



책은 이미 여름 초입에 단번에 읽었다. 하지만 리뷰는 여름 끝자락에 쓰고 싶었다. 다사다난했다는 표현은 연말에나 쓰이는 말이지만 한국의 정치사가 워낙 스펙터클했던지라 한시름 놓은 요즘, 한 계절이나마 잘 완주했다는 보고서를 쓰고 싶은 마음이랄까.

유퀴즈에 나온 박정민 배우(출판사 무제 대표)의 서사를 듣자마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시작 장애인인 아버지를 둔 자신을 불쌍하게 여겼다는 말, 그런 자신이 수치스럽고 꼴 보기 싫어서 아버지를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렇게 탄생한 소설이 김금희 작가의 <첫 여름, 완주>이다.

듣는 소설 <첫 여름, 완주>는 일반 출판 공정의 역순으로 제작되었다. 보통은 도서가 출간된 후 2차 작업을 거쳐 오디오북이나 점자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번 책은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오디오북으로 먼저 제작되고 이후 전자책, 종이책 순으로 출간되었다.

박정민 배우는 <첫 여름, 완주>는 듣는 소설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과물로 시각장애인에게 먼저 선보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며 앞으로도 시각장애인의 도서 접근권 향상을 위해 '듣는 소설'프로젝트를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비디오 테이프를 연상시키는 표지도 계속 유지할 참인지 그것도 궁금하다.




윌라를 선물로 받은 터라 바로 듣고 싶었으나 꾹꾹 참고 나중에 들으려고 아껴둔 소설이기도 하다. '듣는 소설'로 기획된 소설이지만 텍스트에 먼저 집중하고 싶었다. 글이 주는 상상의 세계를 더 사랑한다고 해야 하나.

책 속에 나오는 인물들과 완주라는 마을을 아직까지는 내 마음대로 상상하고 싶다. '끝까지 달렸다'는 뜻을 지닌 '완주'라는 말은 주인공 손열매가 여름을 보낸 이 소설의 배경(작가는 허구의 공간이라고 소개한다)이기도 하다.


오디오북 출연진 : 고민시 김도훈 최양락 염정아 박지율 주인영 김의성 박준면 배성우 류현경 임성재 김준한 등




*들어가며

창세기 비디오집 막내딸 손열매는 1994년 짐캐리 주연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영화 <마스크>를 한글을 몰랐던 할아버지에게 소리 내어 읽어 주다 성우가 된다. 나의 시그니쳐 멘트 중 하나가 '이쁘쥬?'인데 손열매의 '~~ 하셨쥬?'가 어찌나 반가웠던지. 참고로 나는 충청도 사람이 아니다.

서울에서 프리랜서 성우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는 전과 다르게 목소리가 나오지 않자 병원을 전전하다 정신과까지 가게 된다. 그녀의 오랜 룸메이트 고수미가 빌린 돈을 갚지 않고 사라지자, 보증금을 깎으며 야금야금 생활한 그녀에게 집주인은 그만 나가라는 통보를 한다. 가족도 외면한 수술보증서를 써준 게 바로 수미언니였는데 그럴 사람이 아닌데 가족보다 더 의지한 사람에게 당한 배신에 열매는 무기력해진다.



고수미 야, 가지고 와. 내가 쓸게. 왜 그런 사람들한테 상처 받고 있어? 사람 살리는 데 관심 없는 인간들,

마음 쓸 가치 없어. p.045



며칠 동안 손열매는 병원 봉투에 고이 담긴 검사 결과지를 읽어 보았다. 결과지는 이런 행동 관찰로 시작하고 있었다. "단발 머리를 하고 청바지를 입은 삼십 대 여성으로 혼자 내원했다. 위생 상태 등은 양호하였으며 발 화량과 눈 맞춤도 정상적이었다. p.017



짐 싸들고 나온 손열매는 수미의 행방을 찾을 겸 그녀의 고향인 완주리행 버스에 올라탄다. 해리포터를 보면 갈 곳 없는 마녀와 마법사를 태우는 보라색 나이트 버스가 나온다. 이 버스의 행선지는 "All Dastinations (Nothing Underwater)". 즉 물속을 제외하고 차가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장소 불문 어디든지 데려다준다고 명시되어 있다. 손열매가 이거 1600번, 완주 마을 가죠?라고 묻자 버스기사의 대답이 걸작이다.

가라면 가야죠. 아직 사람 안 차서 좀 있다 출발합니다.


시골 버스답게 낯선 인물인 열매는 모두의 관심을 받게 되고 운명의 남자 어저귀를 만나는 곳도 버스다.

키 크고 잘생긴 남자가 어깨를 두드리며 말 거는 장면은 너무 진부한 클리셰 아닙니까? 그래서 나도 딱 이 계절에 리뷰를 올린다. 다들 올여름 잘들 보내셨는지...


열매는 '갚아주고 싶어도 돈이 없네'라는 수미엄마의 말에 마음이 흔들린다. 수미엄마는 항암치료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장의사로 일을 하고 있었다. 비도 오고 갈 곳도 없는 열매는 장의사와 매점을 겸하고 있는 수미 엄마의 집에서 수미의 돈을 까는 조건으로 세입자가 된다.

다음날 아침 서울과 다른 공기와 소리에 열매는 시골은 평온하구나 생각하며 더 자려는 찰나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양미, 간디(파드마), 푸틴 (율리야), 우리 꼬맹이들이 슬픔에 대해 대화하는 소리에 잠을 깬 열매. 앞으로 양미와 어떤 캐미를 보여줄지...



율리야 어디로?

양미 오디션 본다고 서울 가고, 전학도 가고.

파드마 그래서 슬프구나.

양미 야, 간디, 너 슬프냐고 이제 그만 물어.

율리야 왜?

양미 (분노를 누르며) 그 말 너무 싫으니까. p.66



파드마 우리가 한 약속은 하나밖에 없어. 기억하지? 아이에 두닷 바도키 바리미 바드 나카리.

슬픈 얘기는 하지 말자. p.167



이 책에서도 윤석열을 볼 줄이야....ㅎㅎ 너무 반가운 라디오 진행자 신해철 님까지, 작가님 센스 인정.


시골이라고 왜 갈등이 없겠는가? 시골 매점에서 에스프레소 기계가 뽑아주는 커피를 찾는 구 회장은 골프장 재개발을 추진하느라 동네에 드나드는 인물이다. 동네 사람들도 각자의 사정으로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뉜다.

스스로 자물통이라고 말하지만 모든 걸 말해주는 이장님, 다문화 아이들을 거침없이 차별하는 용운엄마 등이 조연으로 출연한다.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큰 사고로 인해 아이들이 모두 죽은 슬픔을 간직한 곳이 바로 완평이다. 그중 살아남은 아이가 고수미와 어저귀. 그래서 고수미는 고향을 견디지 못했던 것.


장의사를 하던 수미네 집은 장례를 치르고 나면 기념사진을 찍는데 고리고릿적부터 계속 발견되는 얼굴이 있었으니 바로 어저귀. 이건 뭐 도깨비인가?

어저귀가 외계인인 건 괜찮지만 정정당당하지 않아서 싫다는 고수미는 신해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 사연을 보낸다. 이랬던 고수미는 어째서 정정당당하지 않은 어른이 된 것일까?


어린 수미 정정당당하지 않은 게 문제예요. 제가 아무리 공부해도 일등을 못해요.

신해철 (웃으며) 응, 그렇지.

어린 수미 마왕이라면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아실 것 같아서요.

신해철 하하하하하하하 글쎄요. 저는 기본적으로 일등이 아니라도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자꾸

세뇌를 받아서 내가 가진 것과 남이 가진 걸 비교하게 되는데, 그렇게 자꾸 비교하면서 살면 결

국 종착역도 안식도 평화도 없는 피곤한 여행이 될 뿐이거든요. 산다는 게. 그래도 외계인 친구

가 자꾸 외계의 힘을 써서 불공평한 승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한번 진지하게 말해 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밑져야 본전인데 요런 대화를 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친구야 잘 지켜지지는 않지

만 인간들에게는 인간의 룰이 있단다. 경쟁은 공정하게. p. 115




신해철 사고는 사고죠. 죽음은 슬픈 거죠. 레너드 스키너드의 <심플 맨 simple man>으로 문을 닫겠습

니다. 오늘 완평군에서 사연 보내주신 청취자분, 이런 말 무력하게 느껴져서 그렇지만 힘내시기

바라겠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몫을 또 완주해야 하니까요. p.169





동네의 잘생긴 청년 어저귀. 사람의 키 높이를 넘어 훌쩍 자란다는 풀이름인데 초등학교 때 이미 180이 넘어 별명으로 지어졌다. 어저귀의 꽃말을 찾아보니 '억측'이란다. 흠. 본명은 강동경. 동경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뜻이 다음과 같다. '흔히 겪어 보지 못한 대상에 대하여 우러르는 마음으로 그리워하여 간절히 생각함'

대학 시절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손열매는 수미에게 들은 어저귀 이야기를 기억해 냈다. 전나무 바다속에 사는 외계인이라고, 그때 열매는 수미의 첫사랑일거라고 짐작했다.

숲 속 한가운데 살고 있는 어저귀의 집은 미등기 건물이었고 전나무 둥치 속에 폭 안겨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호적에도 없는 인물로 나온다. 정말 외계인일수도. 열매와 어저귀, 풀과 열매는 같은 속이니 둘은 운명일 수밖에 없다.

사백 년을 살았다는 둥, 한약 환처럼 새똥 같은 음식을 먹는 어저귀를 보며 손열매는 사람인지 외계인인지 자꾸 헷갈리지만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그의 모든 시작이 완주나무 앞이었다는 이야기는 왠지 커다란 복선을 깔고 있는 듯. 시 지정 보호수 508호 완주 전나무의 수호신이었던가. 엘프가 원래 친환경적이어서 나무가 죽고, 숲이 불타는 것에 엄청 화를 내는 존재이니 엘프라고 해도 무방할 듯.


어저귀 또 외계인......그리고 나는 삶이라는 말도 별로 안 좋아해요. 너무 덩어리 같고 물질적이고 그냥

그거보다 '유효'쯤이 살아 있는 상태를 설명하는 데 적당하지 않나? 인간, 나무 잎사귀, 물방울,

별 먼지까지 은은히 있다가 사라지는 모양을 다 담을 수 있잖아요. p.102



영원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것을 듣기 직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부담을 느껴 왔던 열매는 어저귀의 영원 만은 아무 불안도 의심도 없이 믿고 싶었다. 갑자기 평상 위에서 푸시업을 해 보이는 어저귀를 보고 있다가 열매가 얼굴을 장난스럽게 두 손으로 붙잡아 일그러뜨렸다. p.175




한 달에 한번 정신과 진료를 위해 서울에 방문한 열매는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음을 느낀다.


정신과 의사 열매 씨, 지금 열매 씨가 설명한 게 '관계'이고 '소속감'이에요. 소속감은 가족만 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어느 한 사람과만 나눠야 하는 것도 아니고요. 열매 씨 마음속 상처는 그 맥락에서 풀

어야 해요. 감정은 관계의 잔존물이니까요. 목소리도 조금 안정되고 다른 것도 좋아 보여서 약은

이전처럼만 처방할게요. 다음 진료 때 봐요. p.090





이제 소설은 기-승-전-결에서 전의 단계에 들어간다. 장마도 다 지나간 여름 끝자락에 완주산에 불이 난 것이다. 완주 나무는 이미 불길에 휩싸여 있고 어저귀는 아무리 불러도 나타나지 않는다. 산불은 자연발화가 아니었고 범인은 cctv에 버젓이 나와 있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수사는 흐지부지.

완주 나무가 항상 출발점이었던 어저귀는 다시 나타날 수 있을까?



*나아가며

나에게는 이 소설이 요양소설이었다. 한적한 시골에서 한 계절 푹 쉬다 나온 느낌. 돈도 없고 몸도 지친 열매는 완주에서 그야말로 싱싱하게 살아난다. 먹고 자는 것이 해결되니 얼마나 살만한가. 게다가 시골밥상이야 말해 뭐 해. 신비롭고 자연 치유능력이 있는 키 크고 잘생긴 남자친구에, 장의사컨셉 카페로 완평의 숨은 맛집으로 등극시키는 장사수완까지.

삶과 죽음의 동시성을 보여주는 키치적인 장소인 합동장의사 & 매점은 이제 동네 핫플이 되었다.

손열매가 유일하게 놓지 못한 가족이 바로 돌아가신 할아버지인데 할아버지와의 대화도 힐링 포인트. 꿈속 대화씬에서만 등장하는 충청도 방언을 조용히 읊조리면 정말 힘이 솟는 느낌이 든다. 열매야, 두 정거장 가문 이제 집이니께 슬슬 인나서 힘차게 가라 응?

영화 볼 수 없음 병에 걸린 배우 정애라와는 단번에 대화가 통하는 상대다. 공통된 주제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기분,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자기 똥 먹는 강아지 샤넬과 사는 설정인데 이거 '샤넬' 멕이는 거쥬? 그런 그녀가 완주에 온 이유는 토마토 좀 심어 볼까라고 대답하는데 열매는 또 그 대사를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페데리코 펠리니의 '라 스트라다 la strada' <길>이란 영화에 나오는 이 대사는 불가능한 꿈을 이야기할 때 하는 수사 같은 말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젤소미나는 차력사의 조수로 이 마을 저 마을 떠돌아다니는 인물. 그런 그녀의 꿈이 바로 토마토를 심어 기르는 것이다.

완주에서의 시간은 열매를 더욱 성장시켜준 달고 쓴 시간이었음을. 열매를 향한 다정한 말들이 장막을 이루고 그 장막을 양분삼아 수미에게 손을 내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이유도 어쩌면 나도 모르는 새 위로를 받고 있어서가 아닐런지.

소설을 통해 알게 된 영화 <길>도 서랍 속에 저장~




정애라 나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어. 젤소미나는 강한 캐릭터야. 무지와 관성이야말로 나약함인

데 젤소미나는 영화의 어느 한 컷에서도 그렇게 존재한 적이 없어. 화내고 신기해하고 슬퍼하고 부

끄러워하고 용서받을 수 없는 죄 앞에서는 자기 스스로를 던져 회개하지. 나는 힘 있는 역할을 해야

할 때마다 젤소미나를 떠올렸어. p.192




*라 스트라다 <길>


지능은 모자라지만 한없이 착한 젤소미나는 차력사 잠파노에게 팔려 조수 노릇을 한다. 잠파노는 가슴을 묶은 쇠사슬을 끊는 묘기를, 젤소미나는 춤을 보여준다. 잠파노는 젤소미나를 학대하지만 그녀는 그런 학대에도 불구하고 잠파노를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잠파노가 옛 친구인 곡예사 나자레노와 싸우다가 그만 그를 죽이고 이 광경을 목격한 젤소미나가 정신이 이상해져 잠파노의 조수노릇을 제대로 못하게 되자 잠파노는 잠든 젤소미나를 버리고 도망친다. 얼마 후 젤소미나는 병들어 죽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잠파노는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찌질한 옛 남자친구도 착실하게 그 역할을 수행한다. 수미의 거처와 오디션 대본을 주는 인물로 낙점. 어쩌면 수미의 금전사기는 열매를 완주에 보내기 위한 부수적인 설정 같기도.

수미를 만난 손열매의 부탁이자 요구는 무엇이었을지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몇 장의 잎일 뿐인데도 버스 안은 갑자기 나무 향으로 꽉 채워졌다. 열매는 마치 숲에 앉아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렇게라도 완주에 이를 수 있다면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고 바랐을 때 어떤 익숙한 손길이 열매의 팔을 잡고 가만히 흔들어 깨웠다.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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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귀(문화원형백과) 마왕 신해철 라 스트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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