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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gnus 창 Dec 20. 2016

LG전자가 만든 전략폰 G5, 왜?

G5는 LG전자 MC사업부 총체적 실패

LG전자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우수기업입니다. '기술의 LG'라고도 하죠.


LG전자.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나라 최대 전자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산하는 품목도 거의 엇비슷합니다.

삼성전자에 비해 소위 '잘나가는 제품'도 있는 반면에, '판매량이 저조한 제품'도 있었습니다.


LG가 유독 힘을 못쓰는 분야가 스마트폰입니다.


그 '판매량이 저조한 제품'은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작년에 출시한 전략폰 G4의 매출이 불과 10억원.


2015년 2분기에 G4가 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더 줄었습니다.


이번에 출시한 전략폰 G5도 지난 3월 말에 출시해 현재 누적 판매량(출하량 기준)은 210만~250만대 안팎으로 당초 시장 기대치(300만~350만대)를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G5가 출시되고나서도 오히려 영업이익은 더 하락했습니다.


출시 직후 1만대에 달했던 일 평균 국내 판매량도 현재 2,000대~2,500대 수준으로 크게 떨어진 상태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당초 흑자 전환이 기대됐던 Mobile&Communication(MC)사업본부는 2분기 1,200억~1,3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4분기 연속 깊은 적자 늪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MC사업부를 중심으로 말이죠.


결국, 이번에 상당히 큰 규모로 MC사업본부에 구조조정이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명색이 우리나라 최고의 전자회사이자 한때 우리나라 최고의 휴대폰 생산업체였던 LG전자가 왜 이렇게까지 몰락했을까요?


이 포스팅에서는 여기에 대해서 다룰 것입니다.



사실 LG전자는 스마트폰 이전까지만 해도 "삼성따위ㅋㅋㅋㅋ"할 정도로 휴대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운영상 문제가 생김으로써 휴대폰 시장 주도권을 삼성에게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 번째, 맥킨지 컨설팅 펌의 제안을 수락해서였습니다.

맥킨지 컨설팅 펌은 세계 최고의 컨설팅 회사로 어마어마한 산업 데이터와 분석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맥킨지 컨설팅 회사입니다. LG전자에 2G폰에 집중하라고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바보짓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에 따른다는 것은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보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실수였습니다.

맥킨지 컨설팅 펌에서 당시 화두였던 iPhone시리즈의 인기는 곧 사그라들 것이고, 2G폰의 시대가 계속 유지도리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다들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당시 LG전자 사장의 경영방식때문입니다.

당시 사장은 내부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해외인력들을 많이 채용하였습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하지만 딱봐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Business시장은 트렌드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해 시시각각 분석하여야 합니다.

리서치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배운 것 중에서도 가장 뼈져리게 느꼈던 것도, 바로 트렌드는 수시로 바뀐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조직 상부에 외국인이 대부분이고, 그들이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말이 안통하는데,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한다는 것일까요?


시장 상황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뭘까요?

조직 위-아래 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질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이 변화는 맥킨지 컨설팅 펌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과 함께 LG전자 MC사업본부를 위기로 빠트리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나중에 가서야 LG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서 휴대폰사업부를 진두지휘했으나, 성과는 영 시원치 않았습니다.


다만 구본무 회장님이 나선 덕분에 LG전자가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는게 중론입니다.


이 당시에는 이미 삼성의 Galaxy시리즈, Apple Inc.의 iPhone 시리즈가 한국시장을 석권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삼성, 애플, 화웨이로 굳혀진 상황입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제품의 시장에서는 각 기업별 점유율 변동이 크게 심하지 않습니다.


크게 변동하는 경우는 크게 특정 기업이 매우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해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경우와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정말 큰 실수를 하는 경우로 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과 Apple의 경우, 판매량에는 변동은 있어왔지만, 큰 실수는 거의 하지 않았고, 제품성능을 지속해서 강화하였습니다.


결론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을 당시에는 이미 늦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LG전자 MC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지속해서 하락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LG전자는 혁신적인 제품(자칭)을 내놓았습니다.

바로 G5입니다.


처음엔 "올~~"했습니다. 하지만 기사읽고 나서는 "글쎄?"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홍보가 엄청났습니다. 

적어도 이전 버전인 G4에 비해서 훨씬.


제가 G5를 처음 본 것은 신문을 통해서였습니다.

World Mobile Congress 2016(줄여서 WMC 2016) 행사에서 처음 G5가 발표되었는데요.

제 기억으로는 한국경제, 매일경제에서 2주 내내 G5를 다루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야심찼습니다. 그룹 차원에서 밀어주고 있다는게 실감될 정도로요.


그만큼 LG전자는 G5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신임 MC 사업본부장인 조준호 씨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기사를 보면서 이미 G5가 실패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혁신이 뭔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인정할 것은 해야하는 것이 LG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G5는 기발하긴 합니다.


기발하긴 하지만, 솔직히 오류가 날 확률이 높습니다. 제품결함이 확대될 위험도 있구요.


모듈식이었거든요.

무슨 말이냐면 MP3기능, Video기능 등 Smartphone의 기능들을 모듈로 나눠, 모듈을 갈아끼우는 방식으로 각 기능을 활용하도록 하는 방식을 운용한다는 것입니다.

확실히 기발한 아이디어였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배려하지 않은게 '확'보였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구간이 어디인지를 고려하면 바로 답이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버스, 길가, 지하철 등 이동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합니다.


지하철에서 기기를 갈아끼우고 하는게 편할까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모듈로 일일이 갈아끼우는게 쉬울까요?

차라리 터치식으로 하는게 더 편하지 않을까요?


혁신이란 기본적으로 기발한 것도 있지만, 그 못지않게 소비자, 즉, 인간에 대한 고찰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결국은 사용하기 편해야 한다는 것이죠.


처음 Apple 전 CEO인 Steve Jobs가 iPhone을 출시할 때, 사람들이 열광한 것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 펜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사람의 손으로 터치만 하면서 Smartphone을 이용한다는 것이 기발한 점도 있지만, 엄청 편하고, 사람에 대한 직관적인 고찰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다뤘던 Tesla Motors CEO인 Elon Musk가 이룬 혁신도 바로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즉, 혁신이란 기발한 것 외에도 사용자의 특성에 대한 고찰이 결합되었을 때 나온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LG전자는 바로 여기서 판단미스를 하였습니다.


두 번째, 마케팅전략이 미숙하였다는 점입니다.

상술했다시피, LG전자는 WMC 2016을 시작으로 엄청난 홍보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마케팅도 큰 성과가 없었습니다.

너무 미숙했다는 거죠.

보통 마케팅전략은 기업끼리 거의 비슷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마케팅전략 자체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LG전자는 처음 제품을 시연하는 자리에서 사람들을 '확' 끌어오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무슨 말일까요?


Apple의 사례를 보도록 하죠.

Steve Jobs는 기본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의 천재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말했다시피 Steve Jobs는 프레젠테이션을 마케팅의 일환으로 활용하였습니다.


보통 Steve Jobs는 프레젠테이션에서 "기존에 있던 스마트폰들을 나열하면서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지적하고, 우리의 iPhone은 이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하였으며, 오히려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편한 신기능을 넣었습니다"라는 식으로 주로 진행하였습니다.


단순하게 보이겠지만, 이게 엄청 큽니다.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본인들이 익숙해진 방식이 있으면서 정작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생각을 못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Steve Jobs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기존 스마트폰의 문제를 알게 되고, 오히려 자신들도 모르고 있었던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니 순식간에 iPhone에 열광하게 된 것입니다.

홍보하는 것은 PR(Public Relations)라고 하며, 이것은 마케팅전략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PR이랑 마케팅은 다릅니다. 굳이 말하자면 PR은 마케팅에 속한다고 봐아죠.


LG전자는 사람을 확 끌어오게 할 요인, 구체적인 마케팅전략이 없었으며, 있었다고 하더라도 미숙하였습니다.


전 이 두가지가 G5가 실패했던 진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한국경제, 매일경제 기사에서는 LG G5가 실패한 이유가 제품생산성 및 의사결정속도가 느린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하였으나, 솔직히 저는 여기에 대해선 확신을 못하겠습니다.

왜냐하면 Apple의 경우에도 iPhone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Galaxy나 LG전자의 G시리즈보다도 높음에도 불구하고 잘 팔리고 있으며, 오히려 순이익도 엄청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제품생산성 및 의사결정속도가 느리다는 점만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은 너무 일부분만 본 것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제 의견을 총정리하자면,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힘을 못쓰게 된 이유는 크게


첫 번째, 제품에 대한 고찰 없이 컨설팅사에서 제안한 것을 아무 의심없이 받아들였다는 점.
두 번째, 쓸데업는 구조조정으로 오히려 사내 의사소통을 방해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시장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


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G5가 실패한 이유는


첫 번째, 혁신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된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는 점.


두 번째, 사람들의 눈길을 끌 구체적인 마케팅전략이 없었다는 점.


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V20이 출시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제가 왜 V20을 안다루고, G5를 다루었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특별히 다룰 부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V20의 광고만 보고 이게 망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대단하다고 보지도 않았습니다.


이 광고를 보고 "얘네들이 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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