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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셸 오 Apr 29. 2016

#시(詩) 문제풀이 B

--이미지/비유와상징/ 모순된 표현

*시에서의 이미지(심상)*


-나는 학생들이 문제를 풀 때의 시에서의 이미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보통 시 문제를 풀 때 이미지(심상) 이란 "시어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즉 '감각적 이미지. 비유적 이미지. 상징적 이미지'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낸다.

 

정지용의 <유리창>을  보면

                                                                                                                                                                            유리琉璃 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먹은 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빨갛게 된 부분은 '죽은 아이'의 이미지인데  셋 다 유사한 이미지 (유사한 시어의 의미)로 볼 수 있다.

보통 문제를 낼 때 '비슷한 시어의 의미가 아닌 것은?'과  '유사한 심상이 아닌  것은?'은 결국 같은 문제다.


*비유와 상징


중학교 과정에는 비유를 구체적으로 배운다. 직유법, 은유법, 의인법 등등

그러나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비유'로 통일된다.

비유는 말 그대로 다른 것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별명을 만들어서 친구 이름 대신 부르는 경우가 많다. 가령 원숭이처럼 생긴 친구가 있다면 친구들을 그를 놀리듯이 '원숭이'라고 한다. 만일 그 친구로부터 원숭이와 유사한 성질을 발견할 수 없다면 그 별명은 시들해진다. 이처럼 비유는 유사한 속성을 가진 것에 빗대어야 한다.


     1) 철수는   원숭이처럼 생겼다. (직유)<---'처럼'을 붙여서 비유

     2) 철수는  원숭이다.(은유) <----'처럼'은 없고 '철수=원숭이'로 은유

     3) 저기 원숭이가 온다(상징) <------'철수'가 없음


 위의 세 문장에서 1), 2)는 비유이고 3)은 상징이다.

뭔가 다른 점이 보이지 않는가? 위 세 문장에서 '철수'는 원관념이라 하고 철수와 비슷한 원숭이는 보조관념이라 한다. 그런데 3) 번 문장에는 원관념이 없다.  그렇다. 비유와 상징의 차이는  바로 이것이다.

비유는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나와있지만 상징은 원관념이 나타나지 않는다.

 (즉 원관념이 생략된 은유가 상징이다).

 1) 2) 번 문장에는 원관념: 보조관념= 1:1 공식이 성립된다.(비유)

그러나 3) 번 문장에는 원관념이 생략되어 있기에 보조관념 '원숭이'를 가지고 원관념을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다. 원관념:보조관념=多:1 이 되는 것이다. 즉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진다.(상징)


*반어와 역설(모순된 표현)


우선 예문을 보자

 1)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2) 작은 거인

 3) 님은 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

 4) 소리 없는 아우성---유치환의 <깃발>

 5) (성적이 떨어진 상황에서) "잘했다~잘했어"

 6) (님은 보내며 꽃을 뿌린다) "죽어도 눈물 아니 흘리우리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여기서 1) 2) 3) 4) 번 문장은 역설이다. 5) 6)은 반어다.

간단히 말해서 역설은 언어의 모순이라고 할 수 있고 반어는 상황의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2) 4) 번은 모순 형용이라 하는데 역설 중에서 수식어 형태로 되어 있는 경우다.

역설은 한 문장이나 구가 모순된 언어구조로 표현된다.

-지는 것과 이기는 것. 작다와 거인. 갔다 와 보내지 않았다. 소리 없다와 아우성


 반어는 반드시 어떤 상황이 전제되어 있어야 하고 그 상황 속에서 마음속의 생각과는 반대로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5) 6) 번 경우는 상황에 처한 사람(화자)의 심리를 알고 있는데 화자가 반대로 말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반어라고 한다.


그 외

문제의 유형 중에 "위 시를 읽고 감상한 것 중 적절치 않은 것은?" 또는 "위 시를 읽고 토론한 것으로 적절치 않은 것은?", "위 시를 읽고 감상한 것으로~~~?" 등등을 묻는 문제는 다 사실적 사고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즉 시의 내용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답이라는 의미다. 요즘은 시의 내용을 만화로 그려놓고 적절치 않은 것을 묻는 문제도 있는데 그 역시도 시의 내용에 없는 것은 만화로 그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아주 쉽고 단순한 문제인데 학생들이 시를 가지고 멋대로 상상해서 문제를 풀면 오답을 찍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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