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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셸 오 Aug 24. 2023

#까치복이라고요?

예전부터 나는 부모님이 사다 주는 복어국만 먹어봤지 내가 직접 사서 먹은 적이 없었던 것을 이번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그저께 리브가와 부산 영도에 갔었는데 오는 길에 맛집을 검색해서 복국 집에 갔다.

리브가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동안 내가 먼저 식당에 들어섰는데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것이 맛집임이 분명하였던 거라.

나는 메뉴판에서 맨 앞자리 복지리를 주문하고 편안히 앉아 있었다.

메뉴판에 주저리주저리 까치복. 황복. 참복... 이렇게 쓰여 있어도 다 같은 복어리라. 맨 앞에 있는 것이 가장 대표메뉴라 생각하고 주문한 것이었다.

밑반찬이 식탁 위에 먼저 차려지고 리브가가 들어왔다.

" 이 집은 맛집이 분명해."

땀을 식히며 리브가가 말했다.

당연히 밑반찬도 다 맛있었다. 청포묵 샐러드. 복어튀김.  연근조림. 갈치젓갈..

복어국 나오는 대는 시간이 좀 걸렸고 잠시 후 복어가 펄펄 끓는 채로 우리 앞에 놓였다.

난 순간 멈칫하였다.

콩나물을 걷어내니 고등어 같은 커다란 생선 토막들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이래서 까치복인가?'

망설이는 사이

" 혹시 껍질 좋아해?"

라고 앞자리에 앉은 리브가가 물었다. 난 대답을 않고 그 도톰한 까치복의 껍질을 입에 넣어 보았다.

물컹거렸다. 뱉고 싶었지만 꿀꺽 삼켜버렸다.

" 아니 별로"

난 거절하고 남은 복어의 껍질을 다 벗겨낸 후 옆 접시에 담았다.  리브가도 복어 껍질을 걷어낸다. 국물맛은 시원했지만 내가 이제껏 먹어왔던 복어도 아니고 그 맛도 아니었다.

아버지가 늘 사주던 **복집의 작은 복어도 아니었고 지인들과 같이 식당에서 먹던 복어맛도  아니었다. 이제껏 먹었던 복어는 이렇게 고기가 두툼하고 껍질도 색이 찬란한 무늬가 아닌 그저 일반적인 생선빛깔이었는데 말이다. 분명히 잘 못 시킨 게 분명했다.

리브가가 정적을 깨고 말했다.

"내 옆집 언니는 이런데 오면 꼭 껍질을 자기 달라고 해. 콜라겐이 많다고. 피부가 좋아진다고.."

"응.. 응"

그렇겠다. 완전 껍질은 콜라겐 덩어리.

특히 껍질의 색깔이 정말 싫다. 난 고등어의 그 알록달록한 무늬가 싫어서 잘 안 먹는다. 왠지 그 껍질이 뱀무늬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고등어 좋아하시는 분껜 죄송)

내가 맛나게 안 먹은 줄 알았는지 아니면 리브가도 맛이 없었는지.. 숟가락을 놓을 때는

"내가 시켰음 참복을 시켰을 텐데.."라고 중얼거렸다.

아... 난 그때서야 깨달았다. 참복이 이전에 내가 먹었던 익숙한 복어였다는 사실을.

모르니까 용감하게 까치복을 시킨 것이다.

집에 와서 복어의 종류를 검색한 후 복어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집은 그렇게 다양한 복어들을 팔고 있어서 더 유명했던 거다!

보통 식당에서는 복어 하면 그냥 복어가 지 알아서 나온다. 식당 주인이 선택한 복어로.

복어의 복 자가 '福'이란 사실도 이제야 알았다.

맛있게 먹지는 못했지만 좋은 소식을 준다는 까치에 복(福)까지 먹었으니 이제

복된 소식이 오기만 기다리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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