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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Mar 11. 2017

숙소 변경

실리콘밸리 외쿡인 노동자의 노마딩 이야기

2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서울에 있는데, 구한 숙소가 장기 체류랑 맞지가 않았다. 호스트분들은 좋으신데, 장기체류에 적합하지 않은 방이었고 (무려 집에 세탁기가 없는데, 걸어갈 거리에 coin laundry 가 없었다... 이거슨 단 한가지의 예시.)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방을 취소하고 다른 방으로 옮겼다.


이제보니 정말 강만 건넌 셈   




고작 강만 건넜을 뿐인데, 익숙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편의시설들이 싹 갖추어져 있다. 에어비엔비를 구하면서 신기하게 느끼는 부분 중 하나인데, 강남이 공급이 많아서 그런지 가성비가 제일 좋다 늘. 이전의 방보다 이번 방이 더 넓고 (거의 2배), 깨끗하고 (건물 신식), 주변에 편의 시설 많고, 내부에 필요한 것들이 훨씬 더 많이 갖추어져 있는데 (엘리베이터, 큰 냉장고, TV, 드럼 세탁기, 전자레인지, 인덕션 2개) 여기가 더 저렴하다.

서울의 원룸 스탠다드




방을 옮기게 되면서 이전의 계약을 파기하게 되었는데, 에어비엔비 장기 계약이 이럴 때 어렵다. 30박 이상의 장기 계약은 에어비엔비의 취소 정책이 자동으로 long-term 으로 변경이 되는데, 이경우 취소하면 거의 못 돌려받는다고 보면 된다. 다만 대부분의 host 들이 weekly discount 와 함께 monthly discount 를 걸어놓는데, 공실률을 대비해 monthly discount 가 30% 이런 경우들도 많아서 할인과 risk 를 맞바꾸는 느낌.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간지 벌써 1년이 넘었는데, 에어비엔비하면서 문제가 생긴게 두번 다 한국인건 내가 naive 했던 것인지, 아니면 한국의 에어비엔비들이 거의 다 기업형이라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저번 숙소와 이번 숙소 포함, 한국에서 머물렀던 에어비엔비는 매번 기업형 (= 누가 실제로 살던 집이 아님) 이었음. 일장 일단이 있으나 개인적으로 누군가 실제로 살던 집이 여러가지가 실제로 갖추어져 있어서 살기 편하다.


그리고 숙소를 옮기면서 일시적으로 늘어난 짐 때문에 (식재료 등) 민폐도 끼침. 이전 숙소가 정말 골목- 골목- 들어가야 하는 곳에 있어서 내 두 손으로 한번에 가져 갈 수 없는 짐들을 옮기느라 비싸지만 서비스가 훌륭한 Uber Black 을 부름. Uber Black 의 경우, 보통 K9 같은 큰 차가 오고 기사님들이 친절하고, 정말 골목 골목이라도 집 앞까지 와서 서비스를 해주시기 때문에 이렇게 짐이 많은 경우에 이용하고는 하는데 오늘은 골목 골목 들어온 우버의 K9 이 거의 골목에 갖히는 상태가 발생해서 기사님이 문자 그대로 식은 땀을 흘리시면서 운전을 하심. K9 쯤 되니 골목의 넓이와 차의 넓이가 비슷해서 계속 삐삐삐삐 센서들이 우는 상태로 살금 살금 골목을 돌고, 돌아서 빠져나감. 솔직히 엄청 죄송했음.


이것들을 들고 메고 끌고 언덕을 넘고 건너 큰길로 나갈수는 없었...




방을 빼게 된 분은 따로 계시는데, 내가 방을 빼고 옮기느라 정신 없었던 하루. 다행히 하루의 끝에는 아끼는 후배 하나가 좋은 기업에 좋은 오퍼를 받아간다는 전화로 끝을 맺어서 기분은 좋다. 나도 오늘만 일하면 주말이니 모두들 Happy Friday. 그리고 이방에서 나머지 3주 무난히 일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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