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기지 계획: 인류 도착 100일 전
로봇이 달에 우리 집을 지어준다면?
가깝기도 멀기도 한 존재, 달. 변하지 않는 그 장소에 대한 호기심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이후에도 커져만 갔죠. 늘 새로운 땅을 갈망하고 정복하기를 바랐던 인류는 달을 향한 무한한 가능성을 키워왔습니다.
상상 속에서 달은 지구의 멸망 이후에도 살아남을 신세계가 되기도 하고, 더 먼 우주로 나아갈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이 되기도 했죠. 이 가능성이 현실로 변하는 날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달은 어떻게 인류를 담는 땅으로 변모할 수 있을까요?
인류가 달에 도착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순간을 담은 프로젝트, <IVAAIU City>의 〈달 기지 계획: 인류 도착 100일 전〉 입니다.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을 들어보셨나요? 미국과 전 세계의 여러 기관 · 기업이 함께 추진하는 달 개발 프로젝트입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연구에 그쳤던 기존의 탐사와 다르게 달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달을 더 먼 우주로 향하기 전의 정거장으로 삼고, 마침내 인류가 살 수 있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있어요.
이 진보의 끝에는 인간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결말이 기다립니다. 그리고 그 땅 위에는 여러 인프라를 세우게 되겠죠.
그런데 말이죠, 이게 과연 쉬운 일일까요? 아직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마련하지 못한 장소에서 누가 집을 지을 수 있을까요? 집을 짓기 위한 자재는 누가 옮기죠?
크리에이터 팀 <IVAAIU City>는 2024 ZER01NE DAY에서 달에 인류가 도착하기 100일 전, 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엿볼 수 있는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크리에이터 팀 <IVAAIU City>는 2021년부터 지금까지 ZER01NE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2021년에는 ‘SPOT-Ecosystem’, 2022년에는 ‘SPOT-Ecosystem: Robot Architecture Archetype’, 2023년에는 ‘Robot Architecture Archetype: Seoul-London Conversion’ 를 통해 ‘인간과 로봇의 공간적 공존’을 실현해왔습니다. 이번에는 그 배경을 우주로 확장했어요.
<IVAAIU City>는 로봇과 AI를 이용해 달의 인프라를 건설하는 방법을 고민해보았습니다. 인간은 개입하지 않습니다. 모든 일들을 로봇과 AI가 해결하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IVAAIU City>는 3D 프린팅으로 건설하고, 로봇과 AI가 화물을 옮기면 되겠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달 환경에 맞춰 커스터마이징 된 이동로봇 SPOT의 도입도 고려했죠.
<IVAAIU City>는 지구에서 달로 향하는 여정을 단계별로 나누고, 각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습니다. 로봇과 AI가 지구와 달을 오가는 자재 수송 화물선, 지구 문명 데이터를 보관할 비상 아카이브 (Data Safe Haven)를 구축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 했어요. 로봇과 AI가 설계하고, 건축하고, 운영하는 일련의 흐름을요.
<IVAAU City>는 관람객이 달 화물선에서 달 거주지로 이동하는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작품을 배치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달 식생재배시설에 도달하게 하고요. 그리고 그곳에서 로봇과 AI가 만들고 유지하는 모든 기반 시설을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관람객들은 로봇과 AI가 1차적으로 구축한 세상에 인간이 투입되는 형태의 세상이 형성되는 과정을 상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달 기지 계획: 인류 도착 100일 전>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IVAAIU City>가 꾸준히 제시해온 주제이자 질문인 인간과 로봇의 공간적 공존에 대한 확장이기도 합니다. 기존에는 지구의 땅에서 로봇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했다면, 이제는 우주 환경 안에서의 공존을 고민해보겠다는 의미입니다. 공간을 현재로 한정하지 않고, 언젠가는 도달하게 될 미래의 공간으로 확장하면서요.
게다가 지구에서 달까지 이동하고, 달에서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연속된 시퀀스의 경험은 지금 우주에서 살지 않아도 그곳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그야말로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 의 구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로 다가오는 개발된 달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품이에요.
‘인터스텔라’, ‘마션’, ‘그래비티’. 이 영화들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그렇습니다. 모두 우주에서 생기는 재난을 다룬 영화예요. 우리에게 우주는 아름답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어렵고 무서운 장소이기도 합니다. 다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이기에 그곳의 위험 또한 알지 못하죠.
이런 두려움은 우주를 향한 인간의 진보를 막는 장애물이 될까요? <IVAAIU City>의 <달 기지 계획: 인류 도착 100일 전> 프로젝트가 상상한 바에 따르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우주 탐사에 있어서 로봇 · AI의 활용이 낙관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니까요. 로봇 · AI가 인간을 대신해 위험을 견디고 극복하죠.
우리는 로봇 · AI와 함께 미래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앞으로의 미래에도요. 심지어 달로 향하는 순간까지도 공유하게 되겠죠. 미래의 그날에는 로봇과 AI를 도구로 여기지 않을 거예요. 인류가 새 땅에 도래하는 순간을 맞이할 준비를 한 파트너니까요.
로봇과 AI가 가져다 줄 미래는 무수히 많은 길로 이어집니다. 인간에게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안겨주는 존재죠. 로봇 · AI를 단순히 정의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단 한 가지의 단어로 정의될 수 없는 동반. 그 미래는 어떤 형태를 지니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