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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MOMENT] 환경을 해치지 않는 건축의 등장

Lo-Hi Tech: The New Primitive Hut

by 제로원 Dec 16. 2024

무언가를 건축하는 일은 엄청난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기후 변화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농업과 육류생산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에요. 게다가 건축은 필연적으로 파괴를 동반합니다. 그야말로 환경 보호에 대치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환경에 피해를 주는 건축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크리에이터 팀 Studio SKLIM은 자연에서 얻은 재료와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건축물을 짓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프로젝트 <Lo-Hi Tech: The New Primitive Hut> 입니다.






어떻게 하면 환경적인 건축을 할 수 있을까?


크리에이터 팀 Studio SKLIM은 공간 레이아웃의 재구성을 고민해왔습니다. 환경에도 관심이 많아 ‘어떻게 하면 환경적인 건축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왔어요. Studio SKLIM이 가장 중심으로 둔 부분은 바로 ‘건축의 지속가능성’‘레이아웃의 재구성’입니다.

Studio SKLIM은 관심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곳에서 건축 및 디자인 활동을 지속해왔습니다. Kevin Lim과 Ashwin Bafna는 인도, 싱가포르,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친환경적인 건축을 실현하고, 기존의 건축물의 배치에서 벗어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이런 노력은 Kevin Lim이 연사로서 참여한 다양한 컨퍼런스의 주제의식과 Ashwin Bafna가 디렉터로 참여한 인도 콜카타의 국제학교 건축 프로젝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Studio SKLIM은 특히 전통 방식에서 해답을 찾습니다. 고대 로마의 비트루비우스(Vitruvius), 외젠 비올레 드 뒥(Eugène Viollet-le-Duc), 마크 앙투안 로지에(Marc-Antoine Laugier) 등의 건축가와 철학가가 고민했던 자연적인 건축 방식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브런치 글 이미지 1


Studio SKLIM은 2023 ZER01NE DAY에서 첨단 기술과 전통적인 방식을 결합한 전기 자동차(EV) 충전 쉼터를 개발하는 과정을 공개했어요. ‘지속가능한 건축’이라는 부분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죠.

케나프(Kenaf)라는 섬유로 만든 생체 복합재료에 태양광 패널 시스템을 결합한 Ke-Sol 시스템(KSS)을 적용했어요. 또한 흙을 구워 만든 테라코타를 이용해 실내의 수분과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쿨링 시스템인 테라쿨링 시스템(TCS)을 만들었습니다.

Ke-Sol 시스템(KSS)은 낮에 저장한 태양 에너지를 야간의 조명으로 전환하여 전력 소비량을 줄입니다. 테라쿨링 시스템(TCS)은 건축물의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충전 배터리의 과열을 방지하고 이용자에게 시원한 쉼터를 제공해요.


브런치 글 이미지 2


새로운 재료로 만든 건축물의 등장


그렇다면 케나프(Kenaf) 섬유로 만든 생체 복합재료는 무엇일까요? 케나프(Kenaf)는 아시아 지역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원시적이고 자연적인 재료예요. 최근 건축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친환경’이 대두되며 함께 각광을 받는 식물입니다. 여러 기능성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자동차의 프레임을 구성하는 재료가 될 수도 있어요.

Studio SKLIM은 케나프 섬유를 가공하고 높은 열 압력을 가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패널을 만들었어요. 케나프 패널은 모듈러 건축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건축을 실현할 수 있게 합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Studio SKLIM은 최신 첨단 기술을 뜻하는 하이 테크(Hi-Tech)전통적인 방식을 뜻하는 로 테크(Lo-Tech)를 결합한 로하이 테크(Lo-Hi Tech)라는 표현을 사용해 작품을 설명합니다

2024 ZER01NE DAY에서 자연에서 얻은 건축 재료인 케나프와 황마로 작품 <Lo-Hi Tech: The New Primitive Hut>를 선보였습니다. 오두막을 닮은 이 건물은 잠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작은 쉼터입니다. 지붕 타일은 케나프로, 벽 골격 역할을 하는 모듈은 황마 재질의 모듈로 만들었어요. 또한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는 조류 서식지(Bird-Tats)를 함께 전시했죠.

관람객은 황마 섬유를 이용해 만든 구조물을 볼 수 있습니다. 모듈식으로 설치된 이 구조물의 구성은 한국의 한옥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건축물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목재의 짜맞춤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또한 이 구조물에는 흙을 구워 만든 테라코타 충전재가 사용되었습니다. 테라코타는 수분을 머금었다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온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태양열 발전 패널을 설치해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생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관람객들은 작품을 관람하며 자연에서 온 원시적인 물질로 만든 재료를 경험하고, 전통적인 기술의 이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연을 변형하고 발전시키는 기술을 제안하는 모습을 통해 건축의 새로운 방식과 자연과의 공존을 고민해보게 됩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지속 가능한 건축과 인간


우리의 건축은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나요? 콘크리트로 올린 반듯한 네모 모양의 건물들이 주변을 감싸고 있습니다. 항상 그래왔다는 이유로 지속되고 있는 방식은 오늘도 짧은 시간 내에 부서지고 망가질 건축물을 올리게 만듭니다. 자연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는 재료들은 쓰레기가 되어 영원히 이 땅에 남게 되고요.

Studio SKLIM은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건축 방식을 고민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의 기술과 건축의 형태를 빌려왔어요. 과거와 현재의 연결을 매개로 삼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지속 가능하게 만듭니다.

물과 흙, 풀로 이루어진 벽은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갈 겁니다. 건축물이 있던 땅은 다시 등장할 새로운 가능성을 기다리겠죠.

환경을 이루는 모든 것들 사이에 인간 또한 존재합니다. 지속 가능한 개발, 지속 가능한 땅. 그리고 자연. 우리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미래로 가져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인간과 자연을 잇는 공공건축으로서의 가치를 고민하고 탐구하는 Studio SKLIM<Lo-Hi Tech: The New Primitive Hut>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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