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암호

19. +/+/+

암호

by stamping ink

기회를 보며 영숙 뒤에 서 있던 교장은 인기척을 내었지만 두 사람 모두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영숙은 쏟아낸 말을 담지 못하고 괜한 민망함에 괜스레 등나무 벤치 위 먼지를 부산스럽게 털어댔다.


“교장, 미안하구먼. 요즘 내가 목소리가 자꾸 커져 싸서...”


“그날도 이랬죠. 정우가 떠나가던 그 노을 길던 그날. 그때 정우가 간질 하는데 옥상에서 몸이 떨려 떨어지는 걸 잡아 줄 수 없었던 게 아직도 꿈에 나타나요.”


“바보 같은 소리. 정우가 자꾸 니 꿈에 나타나면 망할 녀석 내가 오지 말라 욕 한 바가지 해줘야겠다. 썩을 녀석.”


어미에게는 꿈에조차 나타나지 않는 섭섭한 마음보다 친구의 꿈에서 괴롭히고 있는 아들을 탓하는 서글픈 마음이 교장은 느껴졌다.


“어머니. 정우 그리우시죠?”


“어미 두고 떠난 제일 불효막심한 놈을 누가 그리워해. 시부럴.”


“어머니. 수빈 학생은 정우 같은 아이예요. 어머니가 정우처럼. 아니 저처럼 품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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