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노동
하루가 끝났습니다.
일은 끝났는데, 마음은 여전히 분주합니다.
메일은 닫았지만 생각은 열려 있고,
컴퓨터는 껐지만 감정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오늘 내가 가장 많이 한 일은
보고서도, 회의도 아닌
참는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심리학에서는
일하는 동안 감정을 억제하거나 조절하는 행동을
‘정서적 노동(emotional labor)’이라고 부릅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분위기를 맞추고,
화를 참는 것 역시
보이지 않는 노동이며
하루가 끝났을 때 더 깊은 피로를 남깁니다.
일은 끝났지만, 감정은 아직 일하는 중이라면
조용히 혼잣말로 말 걸어보세요.
“나는 오늘 참 많이도 참고, 잘 버텼어.”
퇴근 후엔 일을 정리하기보다
오늘의 감정을 잠깐이라도 이름 붙여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억울함, 피로감, 허탈함… 그래, 이런 마음이었구나.”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말로 표현할 때
비로소 내 마음도 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보이지 않는 감정을 안고 퇴근한 당신.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심리학도 오늘은, 당신의 속마음과 함께 퇴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