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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러코드 10시간전

[프롤로그] 내 인생 디자인 레시피

로봇이 할 수 없는 생각, 일상에서의 디자인 습관

2021년 작성해 놓았던 글을 프롤로그로 대신한다. 


로봇의 시대가 왔다. 인공지능이니 빅데이터니 갈수록 로봇에게 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편하면서도 조금은 불안하다. 메타버스(metaverse_[명사] 웹상에서 아바타를 이용하여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을 하는 따위처럼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이르는 말)의 바람이 불면서 현실세계의 사람의 색은 점차 없어지고 사이버 세계에서 나의 색을 만들어 가야 할 시대가 왔다. 어릴 적부터 빨, 주, 노, 초, 파, 남, 보 7개의 무지개색이 다인 줄 아는 사람들과 디자인 감각이 없다며 투덜거리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였지만 "어떤 디자인을 합니다."라고 정확하게 말하지 못한다. 너무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업이 디자이너라고 하면 제일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나는 옷을 잘 입지도 못하는데 " 패션 디자이너인가요? "라고 묻는다. 패션이 우리 일상에 제일 많이 자리 잡았기 때문일까? 또 다른 사람들은 디테일하다.  "디자인은 잘 몰라서요. 근데 종류가 많잖아요. 어떤 걸 하는 디자이너 에요?"라고 묻는다. 이제 일반인들도 너무 똑똑해져서 디자인에 종류가 많다는 걸 아나보다. 디자인을 전공할 때부터 ' 만능 디자이너가 되어야지.'라는 생각에 이것저것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정성을 쏟았다. 그리하여 계속 직업은 두 개가 되었다. 학교에서 조교를 하면서 대학원을 다니고, 회사 프로젝트를 하면서 강의를 하고, 디자인 강의를 하면서 디자인 회사를 경영하고, 심지어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물론 남편의 아내, 시댁의 며느리라는 직업까지 얻게 되었다. 물론 일은 끊임없이 하고 있다. 아무래도 디자이너라서 그런지 평범하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평범하지 않다는 것" 그건 그냥 나의 착각이다. 


하지만 나는 "해결사"라는 직업이 하고 싶다. "디자인해결사". 어떤 디자인이 하고 싶어서 고민을 털어놓거나 방향이 잡히지 않으면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다양한 생각을 하고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새 디자인을 해주지 않았는데도 "먼가 해결할 수 있겠다. 답이 보인다."라고 얘기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래서 나는 로봇이 해결해 줄 수 없는 생각을 일상에서 디자인하는 습관을 얘기해 보고자 한다.


엄마들은 어릴 때는 시간이 많다는 이유로, 미술은 감각발달에 좋다는 이유로 무조건 보내게 된다. 단순하게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일까? 어릴 적 감각을 키워주기 위해서일까? 해외에 유수한 사례들을 보면 문화예술의 힘으로 많은 아이들이 치유되고, 예술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고는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교육은 1등만 보고, SKY대만  쫓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고학년이 될수록 시간이 없고 미술, 디자인 감각을 위한 교육은 점차 국, 영, 수, 과학 등 수능 과목에 밀리게 된다. 엄마들은 내가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욕구불만일까. 무조건 퍼포먼스 미술이니, 방문미술이니, 직접 가는 미술이니 한 번쯤은 시켜봤을 테다. 그리고 아이가 그림을 못 그릴 때면 걱정부터 한다. "우리 아이는 그림을 못 그려요. 자신이 없데요."라고.. 하지만 돌이켜보라. 다른 과목들처럼 꾸준히 하였는지. 아닐 것이다.


물론 나도 집이 더러워지고 엄마가 아닌 선생님께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보냈지만 그림실력은 빨리 좋아진다. 늘 기대이상으로 결과물은 나온다. 완성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엄마들은 어떤 결과물로 보여야 학원비가 아깝지 않고 잘했다고 생각하고 만족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선생님들은 결과물에 집착한다. 꼭 보여주기식의 미술수업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엄마표 미술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중심을 둔다. 틀려도 되고 답이 없는 매우 중요한 생각을 즐길 수 있도록 말이다. 물론 미술이나 디자인을 하는 엄마들은 다르겠지만 말이다. 하루는 너무 아이디어가 없는 일상적인 그림에 놀라 소스라칠 뻔하였다. 내가 디자이너이기 때문일까. 사실을 잘 그리는 것이 맞는지, 생각을 잘 그리는 것이 맞는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과정으로 미술이라는 도구가 필요한지, 이런 아이러니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매일매일 디자인을 실천하는 방법을 공유하면 어떨까 하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정말 작은 하나의 실천들이지만 시각을 넓히고 새로운 사고로 이어지고 그것이 나에게 긍정적인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말이다. 매일 나도 몰랐던 일상 속의 디자인을 실천하는 레시피를 공유하고자 한다. 무조건 실천하려고 매일매일 노력하면 모든 일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서 문제해결력은 물론이고 내 인생을 디자인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금은 고인(故人)이 되어버린 애플의 스티븐 잡스는 '타이포 디자인'수업을 듣고 애플 휴대폰의 UI, UX에 영감을 얻었다고 하지요. 물론 컴퓨터의 기술과 다양한 영감이 존재했겠지만 매우 디테일한 디자인수업으로 한 차원 높은 아이디어로 디벨롭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나의 영감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디자인'이라는 뜻이지요.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잘하는 세상도 필요하지만, 비디자이너들이 높은 눈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는 것에 저는 한 숟가락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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