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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굳어져요] 지금 힘들더라도, 부드러운 두부

백태회백빛두부색

by 컬러코드


두부는 본래 하얗고 깨끗한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하얀색은 속죄와 새 출발, 정화의 의미로 받아들여져
죄를 씻고 깨끗하게 다시 살겠다는 다짐을 담는 음식으로 상징됩니다.

즉, 과거의 어둠을 벗고 새하얀 도화지처럼 다시 인생을 써 내려가겠다는 의미에서
출소 후 첫 번째 음식으로 두부를 먹는 것은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의 표현입니다.


일종의 언어유희로도 이해됩니다.
디 죄짓지 말라”는 의미를 담아,
두부를 먹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는다고도 합니다.



두부는 가장 부드러운 형태의 음식이자, 가장 정직한 재료로 만듭니다.

맑고 연한 빛을 띠는 두부 한 모에는 시간, 온기, 기다림이 스며 있습니다.

우윳빛 같기도 하고, 뽀얀 미색 같기도 한 그 색은 그냥 하얀색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든 부드러운 결정입니다.


두부를 만드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콩은 '백태(白太)'라 불리는 노란 콩입니다. 백태는 껍질이 얇고 알이 크며 단백질 함량이 높아, 두부로 만들었을 때 조직감이 부드럽고 응고도 잘되는 품종입니다.

처음 마주하는 백태는 연한 황금빛 껍질 속에 윤기를 머금고 있으며, 물에 불리면 색이 부드러운 연노랑으로 바뀝니다. 밤사이 물속에서 점차 통통하게 불어난 콩은 햇빛 아래서 은은한 크림색으로 반짝이며, 그 자체로 생명을 품은 듯한 색을 드러냅니다.


콩을 갈고 끓여 콩비지와 콩물을 분리하는 순간 빛이 달라지지요.

이때 생기는 콩물은 부드러운 밀크빛을 띠며, 따뜻한 수증기와 함께 은은한 색감이 퍼져나갑니다.

간수를 넣고 콩물이 응고되면, 두부는 처음엔 흐릿한 바닐라색에서 시작해 점차 뽀얀 미색으로 변해갑니다. 굳는 동안 표면에 생기는 결은 마치 수묵화의 번짐처럼 자연스러운 그늘을 만들며, 때때로 크림색이나 연회색빛으로도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두부는 단단해지며 동시에 더 하얗게 변합니다. 따뜻한 물에 닿으면 부드러운 우윳빛을 띠고, 냉수에 담그면 차분한 회백빛으로 가라앉습니다.


두부의 종류도 참 많지요. 참고자료에 자세한 설명이 있으니 필요한 분들은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두부는 순수함이 형태를 갖춘 음식입니다. 처음엔 흰빛처럼 보이지만, 빛에 따라 약간 노르스름하기도 하고, 물결무늬처럼 맺힌 표면에는 회백색의 그늘이 지기도 합니다.


'익지 않은 자연'과 '갓 만든 따스함'이 공존하는 색입니다.

양념을 만나면 두부는 자신을 감추지 않고 본래의 색으로 돌아오며, 바탕이 되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부드러운 회미색은 그 속에 어떤 맛이든 포용할 수 있는 여백 같은 느낌을 줍니다.


두부는 소리를 내지 않지만, 그 색으로 우리를 위로해줍니다.

바쁜 하루의 끝에 들이키는 순두부 한 숟갈, 마음이 무거운 날 따끈한 두부김치 한 접시는 그 부드럽고 뽀얀 색으로 우리를 안아줍니다. 두부김치는 탁월한 밥반찬이면서도 안주 역할을 하지요.


두부가 말하는 소리가 들리네요.

“지금 힘들더라도,
이렇게 부드럽게 다시 굳어질 수 있다고.”


그 색은 무채색이 아니라, 위로의 색입니다.



두부는 원래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으로 소화 흡수에 좋은 식품입니다. 푸딩처럼 부드러운 순두부의 소화 흡수율은 일반 콩의 소화율 65%보다 훨씬 높은 95%에 달합니다. 소화기능이 약해 고기를 먹기 힘든 사람들에게 두부는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완전한 대안입니다. 열량이 낮고 포만감이 높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두부는 단단하지 않고 부드럽고 순한 음식입니다.

과거의 거칠었던 삶에서 벗어나, 이제는 온순하고 평온한 삶을 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 속에 속죄와 희망, 다짐과 변화, 용서와 재출발의 상징이 담긴 작지만 묵직한 인생의 메시지입니다.


오늘 하루도,

두부처럼 부드럽게 굳어지기를,

흔들려도 다시 단단해짐에,

따뜻한 빛 하나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네 마음은 무슨 색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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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및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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