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크림마요네즈색
어릴 적 샌드위치나 샐러드, 달걀빵 위에 살짝 올려진 마요네즈는
언제나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흰 것도 아니고, 노란 것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 있는 묘한 크림색.
보드랍고 윤기 나는 질감은 단순한 소스 이상의 존재감을 가졌지요.
마요네즈의 색은 그 주원료에서 시작됩니다.
계란노른자의 진한 노란빛, 식용유의 투명한 황색, 그리고 약간의 식초나 레몬즙.
이들이 잘 섞이면, 유화(emulsification)라는 과정을 통해 물과 기름이 균일한 크림 상태로 바뀌는데,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색이 바로 마요네즈의 연한 크림빛입니다.
물과 기름은 잘 섞이지 않는데 말이지요.
계란노른자의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은은한 노란 기운을 주고,
식용유의 기름 방울이 빛을 산란시키며 부드러운 광택감을 형성합니다.
그래서 완전히 흰색도, 노란색도 아닌 오묘한 크림 컬러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마요네즈의 이름은 1756년 프랑스군이 스페인의 마온(Mahón)을 점령했을 때
발명된 ‘마온 소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프랑스식 발음으로 마욘(mayon)이 되고, 이후 ‘마요네즈’로 굳어졌지요.
원래는 귀족들의 요리에서 사용되던 고급 소스였지만,
오늘날에는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식탁의 단짝이 되었습니다.
마요네즈의 색은 우리에게 어떤 감정을 줄까요?
그것은 보드라운 안심, 따뜻한 유대감,
그리고 음식에 감도는 작은 사치 같은 느낌을 전해줍니다.
샐러드에 한 스푼, 빵 위에 살짝 발라진 그 빛은,
평범한 식재료를 갑자기 특별하게 만들어 주지요.
기름이 좋지 않다고 추천은 하지 않지만
고소한 매력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가 없습니다.
강렬하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음식을 부드럽게 감싸며 그 맛을 완성합니다.
우리도 때로는 마요네즈처럼,
크게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를 부드럽게 감싸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한 스푼의 마요네즈가 당신의 하루에 작은 따뜻함을 더해주길 바랍니다.
*이미지 및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