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딱갈개암열매색
“엄마, 이거 도토리야?”
아이가 길가에서 주운 작은 열매를 건넸습니다.
모양은 도토리 같지만 어딘가 다르더군요.
그 당시 당장 도토리에 콘이 안 보였던 것 같아요.
구글랜즈로 사진을 찰칵 찍고는 검색을 누르니
그건 개암나무의 열매, 곧 ‘개암(榧)’이었지요.
그날 저녁, 일부러 도깨비 이야기 책을 읽어준다고 했지요.
분명 아이와 함께 읽었던 내용이었습니다.
이 작은 열매가 도깨비방망이의 비밀 재료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저는 개암의 색을 다시 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 속에는 자연의 생존 전략, 지혜로운 이야기로 갈색을 다시 기억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전통 설화 속에서 도깨비는 어디서 방망이를 만들었을까요?
바로 ‘개암나무’입니다.
조선 후기 한글소설 '개암소리'에 따르면,
도깨비들이 방망이를 만들 때 쓰던 나무가 개암나무였다고 전해집니다.
딱! 소리를 내며 부러지는 단단한 결의 나무였기 때문에
“개암소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 방망이로는 뭐든지 뚝딱 만들어낼 수 있었죠.
여기서 질문!
왜 도깨비는 개암나무로 방망이를 만들었을까요?
그 이유 중에 분명 색과도 관련이 있어요.
개암나무의 단단한 갈색 껍질은 오랜 시간 영양을 품고 자라 강한 생명력과 기운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깨비가 방망이로 뚝딱 만들어낸 세상”은
기대와 성장, 단단함과 조용한 변화로 이루어진 세계였습니다.
작은 열매 하나도, 옛이야기 속 도깨비도,
그리고 우리 일상 속 갈색 물건들에도
각자의 삶과 시간이 깃들어 있습니다.
다음번 산책길에서 누군가 갈색열매에 대해 물으면
"도깨비의 방망이였어.”라고 대답할 것 같네요.
도토리는 ‘떫은맛’이 강해 가공해야 먹기 좋고,
개암은 로스팅만 해도 고소한 향과 맛이 살아나는 고급 견과류예요.
도토리는 동화 ‘다람쥐의 겨울 준비’의 주인공
개암은 전설 속 ‘도깨비방망이의 재료’로 등장했지요.
비슷하지만 참 다른 이야기를 가진 작은 열매.
오늘 하루가 그 열매라면... 어떤 키워드로 기억해 볼까요?
서로 다른 나무에서 자라지만
각각의 자연 속 자리에서 자연과 사람, 이야기와 삶을 연결해 주는 열매랍니다.
한 입 속~ 달콤함과 고소함이 가득합니다~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
| SDGs 목표 3. 건강과 웰빙 개암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건강한 간식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SDGs 목표 12. 책임 있는 소비 개암은 토종 식재료로 재발견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농업에 기여합니다.
| SDGs 목표 15. 육상 생태계 보호 개암나무는 산림 생물의 주요 먹이원이자 생물 다양성 유지 식물입니다.
*SDGs와 디자인에 대한 저의 브런치북입니다^^ 보충이 필요하신 분들은 권장합니다~
*이미지 및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