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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접근을 위한 디자인

차별 없는 도시를 향한 유니버설 디자인의 약속

by 컬러코드

안전이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라면

접근성은 '참여할 수 있는 자유'다.


도시는 이제 누군가를 ‘보호하는’ 단계를 넘어 모두가 동등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을 그리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개념이 바로 베리어프리(Barrier-Free Design)와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다. 두 개념은 서로 다르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를 위한 도시”라는 같은 목적을 향하고 있다.


도시는 오랫동안 특정 기준에 맞추어 설계되어 왔다. 계단은 성인의 다리를 기준으로, 표지판은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버스는 서서 이동할 수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다 우리는 어느 순간 질문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누가 들어올 수 없을까?”

이 질문에서 탄생한 개념이 베리어프리 디자인이다. 베리어프리는 이미 만들어진 도시 속 장벽을 발견하고, 제거하는 노력이다. 계단 옆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문턱을 낮추고, 음성안내와 점자를 추가하는 일처럼 나중에 ‘덧붙이는 방식’의 접근이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역무원이 휠체어 이용자를 위해 경사판을 펴며 말했다." 원래 이런 구조가 아니라서 조금 불편하실 거예요. 그래도 안전하게 모실게요.”

그 말속에는 따뜻함과 동시에 ‘뒤늦은 배려’의 미안함이 담겨 있다. 베리어프리는 그런 도시에서 필요한 조치다. 이미 생긴 장벽을 제거해 누군가의 일상을 회복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반면 유니버설 디자인은 질문 자체가 다르다.

“여기에 누가 들어올 수 있어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모두가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까?”

유니버설 디자인은 특정 집단을 위한 별도의 장치를 붙이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처음부터’ 설계하는 것이다. 도쿄 시부야역 재설계 회의에서 한 디자이너는 이렇게 말했다.

“경사로는 장애인을 위한 길이 아닙니다. 짐을 든 여행객, 유모차, 노인… 모두의 하루를 위한 길입니다.”

이 문장은 유니버설 디자인이 지향하는 핵심을 완벽하게 설명한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특정 사용자 그룹을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누구든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상태’를 도시의 기본값으로 만드는 것이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베리어프리는 버스 기사님이 휠체어 승객이 오면 버튼을 눌러 차량 바닥을 내려주고, 별도 경사판을 설치한다. 그 과정은 친절하지만, 그 친절이 필요한 순간마다 승객은 ‘특별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저상버스가 기본이고, 승강장의 높이가 간격 없이 맞춰져 있어서 누가 오든 ‘그냥’ 타면 된다. 특별한 절차도, 도움 요청도 필요 없다.


베리어프리는 누군가에게 어려운 장벽을 나중에 발견하고 제거하는 일이라면 유니버설 디자인은 애초에 장벽이 생기지 않도록 설계하는 일이다. 둘 중 하나가 더 우월한 개념은 아니다. 베리어프리는 ‘지금 존재하는 장벽’을 해결하고, 유니버설 디자인은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장벽’을 예방한다.

도시는 이 두 가지를 함께 배우며 앞으로 나아간다.



울산도서관은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베리어프리 건축물 인증을 받은 대표적 공공도서관이다.

운이 좋게도 외부, 내부 사인디자인을 진행했다. 2개월 남짓한 시간 24시간이 모자라도록 움직였다. 수없이 미팅을 하고 밤을 새우고 운전해서 울산까지 달려가는 건 다반사요. 뼈대만 있는 공간에 설계도를 보고 UX, UI를 설계하는 일이란 상상만으로 되지 않는다. 수없이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동선을 파악해야 하고 다양한 배려를 기록하며 수백 가지의 서비스디자인 아이디어를 내야 했다. 겉으로 보이는 건물의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접근성의 구조’를 더 무겁게 다룬 공간이기 때문이다.

넓은 공간에 기존의 작은 지역도서관들보다 크기며 오픈된 공간이 새로운 디자인을 원했다. 처음부터 법·기준·전문가 검증이라는 삼중의 틀 안에서 디자인해야 신경 썼다. 사인의 글자 크기, 간격, 색 대비, 설치 높이, 방향, 점자 위치, 버튼의 조작 힘, 휠체어동선의 턴 공간…

이 모든 것은 “디자이너의 감각”이 아니라 사용자의 몸과 감각을 기준으로 한 수치로 결정되었다.


“모든 주요 사인에는 점자를 삽입할 것. 위치는 바닥에서 120cm.”

처음에는 단순히 법적 의무처럼 보였지만, 점자를 새기는 과정에서 깨닫게 된다.

점자는 시각장애인의 ‘눈’이 아니라 손가락의 속도에 맞는 정보였다. 너무 길면 읽기 어렵고, 너무 짧으면 정보를 놓친다. 점자의 위치 또한 “손을 뻗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닿는 높이(약 120cm)”라는 경험 기반의 연구에서 나온 인간공학적 수치이다. 사인은 시각을 위한 그래픽에서 손끝을 위한 건축이 되었다.


도서관 내부의 엘리베이터 호출 버튼, 출입문 개폐 버튼, 장애인석 예약 버튼을 디자인할 때는 버튼 크기·압력·높이를 모두 표준에 맞춰야 했다. 전문가 검증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온다.

“휠체어 사용자가 ‘몸을 비틀지 않고’ 누를 수 있는가?”

“어린이가 서서 닿을 수 있는가?”
“고령자의 악력(握力)으로 충분한가?”

이 기준 속에서 디자인은 시각적 장식이 아니라, 신체와 신체가 만나는 인터페이스가 된다.


인테르니 잡지에 실린 이미지(출처:INTERNI)

글자 크기는 최소 20mm 이상, 색 대비비율은 70% 이상, 글꼴은 획이 일정하고 단순해야 함, 문장보다 단어 중심의 간결한 표현, 시야 높은 위치에 설치해 원거리 인지가 가능하도록 특히 고령자·난독증 사용자·외국인에게 가독성은 디자인의 ‘취향’이 아니라 길을 잃지 않게 만드는 생존의 기술이었다. 울산도서관 개관 후, 한 방문객이 직원에게 말했다.

“이 도서관은 표지판이 너무 편해요. 글자를 읽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길이 보인다’고 해야 하나….”

그 말이 디자이너에게는 가장 큰 보상이었다.


울산도서관 사인디자인 경험은 장애인을 위한 보조장치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일상을 동등하게 만드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점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가 아니라 ‘모두의 공공성을 보장하는 장치’였고, 버튼 위치는 휠체어 사용자뿐 아니라 아이·고령자·외국인 모두에게 편안한 기준이었으며, 가독성은 특정 집단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읽힌다’는 경험을 보장하는 기술이었다. 디자이너는 베리어프리 기준을 신경 썼지만, 결국 설계의 방향은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흐르게 된다. 왜냐하면 가장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만든 디자인이 결국 모든 사람에게 편안한 디자인이 되기 때문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철학 - 모두의 접근을 위해 디자인이 말을 걸 때

1970년대, 미국의 건축가 로널드 메이스(Ronald Mace)는 휠체어 사용자로서 건축 현장의 차별을 직접 경험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디자인이어야 한다.”

그의 제안으로 시작된 유니버설 디자인은 단지 장애인 편의를 위한 기술이 아니라, 나이·성별·언어·문화·상황의 차이를 넘어선 평등의 감각을 설계하는 철학으로 발전했다. 예컨대, 손잡이 대신 레버형 문고리를 쓰는 일, 계단 대신 완만한 경사로를 두는 일, 화장실 표지판에 그림과 색을 함께 넣는 일, 색약자들이 혼돈하지 않아야 할 컬러, 노인들이 쉽게 볼 수 있는 큰 글자 책 등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세상을 바꾼다. 보호가 아닌 공존의 구조가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도시 차원에서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법으로 명문화한 네덜란드를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15년 이상 '배려'라는 개념을 시작으로 국가가 행동을 보여주었다는 부분이 제일 인상 깊다. 이 법은 권고가 아니라 “국가의 의무”, 그리고 “도시계획의 기본 조건”으로 규정되었다. 이 법을 실제 도시 운영에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곳이 바로 오슬로다. 오슬로시는 도시계획을 승인할 때 다음 질문 하나로 모든 프로젝트를 심사한다.

“이 시설은 모든 세대, 모든 능력, 모든 상황의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도로·공원·건물·버스정류장·표지판 등 도시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의 기준이 된다.


오슬로시는 UD 평가*를 단순한 ‘배리어프리’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품질 테스트로 사용한다.

(* UD=Universal Design)

노르웨이 정부의 '유니버설 디자인 행동계획 2025'의 2009-2013 행동계획과 2015-2019 행동계획 표지 (노르웨이 아동, 평등, 사회 통합부)


보행 접근성(Physical Accessibility)

경사도는 노르웨이 법 기준(최대 1:12) 보다 완만하게 설계

보도와 차도의 단차(턱)를 0~2cm 이내로 통일

노면 포장재는 미끄럼 저항 수치(SRT) 기준 충족

보행자 우선 도로에서 차선폭 축소 + 보행폭 확장

현장 점검 시 디자이너·행정관·시민이 함께 이동하며 실제로 “비·눈·얼음이 있을 때도 안전한가?”를 평가한다.


버스정류장(Transit Stops)

리프트 없는 저상버스 100% 도입

정차 위치를 알려주는 촉각 표시 블록 적용

버스와 승강장 사이의 간격(수평·수직)을 최소화

난청인을 위한 시각 정보 + LED 노선 정보

야간에도 눈부심 없는 3000K–3500K 조명의 균일도 기준 적용

현장평가 기준은 “시각·청각·지체장애인·고령자 모두가 도움 없이 버스를 탈 수 있는가”다.


공원 벤치 및 휴식 시설(Public Furniture)

의자 높이 45~48cm, 팔걸이 포함 → 노인과 임산부의 일어서기 용이

다양한 높이의 벤치를 여러 개 배치 → 어린이·청소년·노약자 모두 사용 가능

팔걸이는 양쪽 또는 한쪽만 배치해 휠체어 이용자의 옆 이동(lateral transfer) 가능

벤치 주변 동선은 휠체어 회전 반경(150cm)을 확보 벤치의 등받이 각도는 100~105° → 장시간 머물기 편한 각도

벤치 하나에도 UD 기준이 있다. 오슬로시는 “벤치는 가구가 아니라 사회적 안전장치”라고 설명한다.


안내 체계(Signage & Wayfinding)

글자 대비 비율(contrast ratio) 70% 이상

노르웨이어 + 영어 + 픽토그램의 삼중 정보 체계

색 대비를 이용한 직관적 경로 구분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기

맵(map)은 ‘원근법형’이 아닌 ‘탑뷰’ 방식→ 외국인·고령자 모두에게 직관적

오슬로의 사인 시스템은 UD의 교과서로 평가된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도시계획 허가가 나지 않는다.


건축 및 실내 접근성(Buildings & Interiors)

모든 공공건물은 다음 기준을 반드시 충족한다.

현관문 폭 90cm 이상

자동문 또는 레버형 문고리 실내 안내판은 120cm·140cm 높이에 동시 배치 → 어린이·휠체어·성인 모두 보기 가능

화장실은 유니버설 화장실(무장애) 기본 설치

엘리베이터 버튼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음성 포함

오슬로는 “완벽한 접근성은 비용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의무”라고 강조한다.



“모든 프로젝트는 UD 평가 없이는 승인되지 않는다.”

놀이터를 만들 때도, 벤치를 바꿀 때도, 협소한 골목길에 조명을 설치할 때도 오슬로시는 UD 전문가 + 시민평가단 + 디자이너로 구성된 팀이 직접 현장에 가서 ‘체험 기반 평가’를 한다.

이 시스템 덕분에 오슬로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공공디자인이 아니라 도시의 기본 언어로 만들었다.


오슬로가 보여주는 핵심은 하나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건축의 부가 기능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평가하는 ‘기본 규칙’이다.


유니버설디자인센터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7원칙을 정했다.

1. 공평한 사용(Equitable Use)

2. 사용의 융통성(Flexibility in Use)

3.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Simple and Intuitive Use)

4. 인지하기에 충분한 정보(Perceptible Information)

5. 실수를 감안(Tolerance for Error)

6. 적은 물리적 노력(Low Physical Effort)

7. 접근하고 사용하기 적절한 크기와 공간(Size and Space for Approach and Use)



혁신은 거대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경험에서 생긴다


유니버설 디자인 혁신상 - 모두를 위한 도시가 만들어지는 순간들

유니버설 디자인은 사람이 공간을 사용하는 순간에 나타난다. 그래서 ‘혁신상’을 받은 사례들은 대부분 화려한 디자인이 아니라, 누군가의 일상에서 가장 조용하지만 강력한 변화를 만든 프로젝트들이다.


유니버설 디자인 혁신상을 받은 사례들은 일반적인 접근성을 개선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 처음으로 같은 문을 통과할 수 있게 했고, 처음으로 같은 높이에서 요리하게 했고, 처음으로 혼자 길을 찾을 자유를 되찾게 했으며, 처음으로 공간이 나를 배려하고 있다는 감각을 만들었다. 혁신은 의외로 작은 순간에서 시작된다.

누군가의 “아, 이제 되네.” 이 한마디가 세상을 바꾼다.


전 세계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혁신상’을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은 크게 세 곳이다.

1. 노르웨이 DOGA — Innovation Award for Universal Design

주관은 DOGA(Design and Architecture Norway)이고, 국가 차원의 공식 UD 인증 및 시상 제도를 진행한다.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평가기관 중 하나이며 노르웨이 정부와 직접 협력하여 도시·건축·디지털·서비스까지 종합 평가한다. 특징은 “UD를 국가 경쟁력으로 본다”는 관점, 건축물뿐 아니라 앱·서비스·공공정책도 평가 대상이 되고 실제 시민 사용자(고령자·장애인·비장애인)가 평가 프로세스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2. 일본 IAUD —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Universal Design Award

주관은 IAUD 국제유니버설디자인협회이고, UD 분야의 국제 포럼도 운영한다. 세계 각국의 디자이너·기업·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글로벌 상이다. 특징은 제품, 도시환경, 커뮤니케이션 등 카테고리가 매우 넓다. UD 철학·과정·사회적 가치까지 평가하며 “미래형 UD”를 선도하는 연구 중심으로 시상을 한다.


3. 인도 NCPEDP–Mphasis Universal Design Awards

주관은 NCPEDP(장애인권 단체) + IT기업 Mphasis이다. 아시아·개발도상국 중심의 접근성 혁신에 집중하며, 사회문제 해결형 프로젝트가 주로 수상을 한다. 특징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실효성 중심이며 디지털 접근성과 보조기기 비중이 높은 편이다.


혁신상을 평가하는 기준은 접근성, 사용의 용이성, 포용성, 지속가능성, 사회적 영향, 혁신성이다.

뉴스 후 플러스에서는 서울디자인제단이 세계 도시에서 실천되는 유니버설디자인(UD) 사례로 '2025 유니버설디자인 트렌드 리포트'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차별 없는 놀이와 사회적 포용을 실현하는 포용적 놀이터, 싱가포르의 치매 환자를 위한 대중교통 환경 개선 프로젝트, 태국 방콕의 관광 인프라에 적용한 인클루시브 디자인, 중국 베이징에 페럴림픽 유산 기반의 무장애 도시 정책, 독일 함부르크의 언어 장벽을 낮추는 '간단 언어 뉴스' 서비스, 커뮤니티 센터, 스포츠 경기장, 공공 광장 등 다양한 공간과 서비스 등 해외 거주 중인 한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 세계에서 모은 15개의 우수 UD사례를 서울디자인재단 홈페이지 및 SNS에 소개한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보면, 그들은 늘 ‘지금보다 조금 나은 것’을 상상한다.”


헨리 포드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에게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었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이 문장은 오랫동안 혁신의 진리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미 보고 경험한 세계 안에서만 대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만 보아온 사람은 자동차를 상상할 수 없고, 계단밖에 본 적 없는 사람은 경사로가 주는 자유를 모른다. 점자 블록이 없는 도시에서 자란 사람은 안내가 손끝으로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기 어렵다. 사람은 늘 ‘현재를 조금 개선한 미래’를 상상하지만, 혁신은 ‘전혀 다른 구조의 미래’를 제시한다.


사용자는 늘 지금 알고 있는 것 안에서 답한다. 혁신적인 디자인은 기존 구조 자체를 의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들의 언어로 드러나지 않는다. 사용자가 말하지 않은 문제를 찾아주는 것이 디자이너의 실제 역할이다. 사람들은 문제를 말하지만, 해결의 구조는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디자이너가 필요하다.


유니버설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나는 불편하지만 원래 그런 줄 알았다"라고 말한다. 분명 도움이 필요한데도 "괜찮아요"라고 말한다. 유니버설디자인 과제를 이끌면서 퍼실리테이터로 인터뷰를 할 때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럼 나는 바로 " 거짓말하지 마세요~ 다시 생각해 보세요~ "라고 웃으며 답한다. 왜냐하면 다른 선택지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니버설 디자인은 종종 혁신처럼 보인다. 이제는 익숙하지만 바닥에 턱이 없는 출입구, 누구나 탈 수 있는 저상버스, 손이 닿는 높이의 손잡이 등 사용자가 요구한 적이 없지만 한 번 경험하고 나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 왜 이걸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


결국 혁신은 '보여주기 전에는 모르는 것'을 보여주는 일인 것이다. 혁신적 디자이너들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

" 이 문제를 완전히 없애려면 구조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

" 사람이 상상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현실로 제시할 수 있을까? "


핸리 포드의 말은 디자인의 본질이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 발견이라는 사실을 다시 알려준다.

사람들은 '더 빠른 말'을 상상하지만, 디자이너는 '자동차'를 만든다.

사용자는 불편을 말하고, 디자이너는 가능성을 상상하며 혁신은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난다.

오늘의 도시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 참여디자인 모두에 적용된다.


즉, 도시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의 하루여야 한다.


사람들은 보여주기 전에는 모른다. 그래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보여주는 사람'이다.


포용을 키워드로 세계디자인수도 부산 2028도 지정이 되면서 유니버설 디자인이 더욱더 도시디자인에서는 필수 요소가 되었다. 기대하며 중요한 유니버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빨리 잘 마무리해야겠다.



국내, 국외 어디든 주변에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생각되는 사례가 있었다면 자유롭게 댓글에 공유해 주세요^^







https://www.newswhoplus.com/news/articleView.html?idxno=38697

https://seouldesign.or.kr/?menuno=528

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742

https://doga.no/en/activities/priser/doga-merket-for-design-og-arkitektur/

https://www.udcontest.com/awards/awards

https://blog.naver.com/iloveddp/223982513895

https://www.viva100.com/article/20250623500611

https://blog.naver.com/dcbusan/223919325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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