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sterdam
여기는 암스테르담
커다란 무지개가 드리워지고 바다와 맞닿은 곳. 하루에도 여러 번 해가 떴다 비가 내리쳤다를 반복했고 바람은 겨울을 알리는 것이 분명했다.
전날 밤 나는 아홉 마리의 새끼 강아지를 분양하려고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꿈을 꾸었다.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할머니가 옷을 골라 입혀주었고 나는 굉장히 어색한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연인이 있었는데 난 그를 신뢰할 수가 없었다.
아침은 길이가 세로로 긴 빨간 소파에 앉아 카푸치노 두 잔과 잉글리시 브랙퍼스트, 머시룸 수프를 먹었는데 수프는 거의 소금탕에 가까워서 나는 한입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그래도 카푸치노와 빵 그리고 통조림 콩과 계란을 끄적였고 그런대로 배를 채웠다.
골동품 시장에서 청동으로 된 말을 구매했다. 자석 기념품도 사고,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M에게 줄 선물도 샀다. (튤립 목걸이와 장난감) 민트 티도 한잔 했다. 점심 겸 저녁은 일식으로 했다.
24시간 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티켓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 트램이나 올라타고 비가 그칠 때까지 내리지 않았는데 도시는 아주 작아서 종점까지 간다 해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바람이 차서 감기에 당장이라도 걸릴 것 같았지만 그래도 최대한으로 이곳을 보고 느끼고 걷고 싶었다. 체력이 줄어든 것이 느껴져서 슬펐다. 열이 올라 침대로 돌아와 누워있었다. 이제 휴가는 끝을 향해 씩씩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