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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낮잠 Nov 28. 2016

일상

보통날

1128#꿈

나는 퉁퉁한 메이를 데리고 내가 가려는 목적지까지 함께 가려했으나, 중간 역에 잠시 내려두고 다시 찾으러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메이를 내리고 다시 기차에 올라탔는데 문이 닫히고 창문으로 메이의 뒷모습을 보자 이로써 메이를 잃어버리는 건 아닐까 아 이건 완전히 잘못된 판단이구나하는 울컥함이 차올랐다 메이의 모습이 자꾸 떠오르고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바로 다음 역에 내려서 다시 돌아와 메이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결론적으로 내가 동생에게 연락을 했는지 동생이 메이를 찾아와 집으로 데려다 놓았다 정말 천만다행이었다



소란스러운 공공장소

음량을 하나 더 키우니 세상에서 한 발자국 뒤로 이동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쳐가는 비가 내리는 날 버스정류장에 서서 건너편 엠블란스 소리 덕분에 날카로운 추억이 상기되는 것으로 마지막 여행을 시작했다. 수많은 사건들 그럼에도 계속 이어지는 추억들 그러므로 끝이 오는 날 까지는..


빗소리가 아주 크게 들렸는데 실제로는 비가 내리지 않았으므로 내 귀와 눈에서만 비가 마구 쏟아졌다.

선명하지 못한 하얀색 하늘에 보일 듯 말 듯 구름이 떠있었고 나는 도시의 더럽고 찬 공기를 들이마셨다.

저 앞에 서로 마주친 여자와 남자는 인연이었을까? 도로 끝에 버려진 신발 한 짝은?

예민할 대로 예민해져 버린 내 성격도 방금 지나간 버스를 놓친 것도 모두 이유가 있어서겠지.


사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데 다들 그 돈으로 나중까지 쓸 것을 생각하니 적게 느껴지는 거야, (드라마스페셜에 나온 췌장암 말기 환자의 대사였다)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아끼고 모은다? 멍청한 짓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미래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


하루를 삼킨 거대하고 짧은 인상들 : 내가 어제 만나 얘기를 나눈 친구, 스쳐가는 감정들, 지키고 싶은 약속들, 헤어진 연인과 걷던 거리, 내 통장의 잔고 그리고 유칼립투스와 아이보리 색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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