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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투른 진심 Jun 29. 2024

#11. 공포

2023.12.29

오늘은 금요일이다.

서울에서 1차 항암을 끝내고, 엄마를 부산으로 모셔다 드렸다. 

토요일 데이 출근이라 나는 서둘러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가야했다.


아파트 뒷문에서 33번 버스를 타고 구포역으로 가서 ktx를 타야한다.

버스를 타기 직전 엄마의 볼에 뽀뽀를 해줬다.

ktx를 타고 올라오는 4시간동안,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한 일은,

가방을 풀어헤치고

슬픔이 억눌러져 먹먹해진 가슴을 쥐어짜며 

혼자 소리내어 엉엉 우는 일이였다.


좀 전까지 엄마를 봤지만,

또 보고 싶었다.


집에 오는 길, 흔히 보이는 모녀의 모습이 부러웠다.

나도 엄마랑 저런때가 있었는데.

그땐 그런 일상이 너무나 당연했는데.

이렇게 소중한줄 왜 진작 몰랐을까.


엄마가 내 곁에서 사라질까봐.

엄마를 잃게 될까봐 너무 무섭고 두렵다.


원래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건,

불끄고 혼자 누웠을때 떠오르는 상상 속 귀신이였다.


그치만 이제는 

귀신이 하나도 안무섭다.


엄마가 내 삶에서 사라질까봐,

내가 보낸 카톡에 응답이 없는 날이 올까봐,

엄마가 하염없이 보고 싶은 어느날, 엄마를 볼 수 없는 날이 올까봐,


난 이제 

그게 제일 무섭다. 


엄마가 사라질까 너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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