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 청춘
현관을 열자 술 냄새가 훅 밀려왔다.
소파에 기대 앉은 아빠가 고개를 들었다.
"밥은 먹었냐?"
대답이 늦자, 고함이 날아왔다.
현주는 고개를 숙인 채 방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는 순간, 손끝이 덜덜 떨렸다.
이 집에서 숨 쉬는 공기는 언제나 차갑고 무거웠다.
라면 국물 냄새와 연필긁는 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학교 뒤편 매점 옆 벤치에는 언제나 그 둘이 있었다.
현주는 만화책 가득 든 가방을 끌어안고 젓가락으로 면발을 후루룩 건져 올렸다.
준영은 두꺼운 문제집을 책상 삼아 연필을 굴리고 있었다.
"넌 참, 하루 종일 공부만 해도 안 질리냐?"
"너야말로 하루 종일 그림만 그리잖아. 똑같지."
둘의 목소리는 마치 다른 세계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
바깥 세상은 시끄럽고 거칠었지만, 이 벤치 위에서만큼은 고요했다.
그 순간만큼은, 둘만의 작은 비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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